
한화 강승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20일 대전 넥센전까지 강승현이 올 시즌 7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승패 없이, 방어율 3.52(7.2이닝 3자책점). 눈에 띄는 기록은 1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4사구가 2개뿐이라는 점이다. 표본이 작지만, 지난해까지 통산 삼진/볼넷 비율이 1.5(12삼진 8볼넷)였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인 것은 분명하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이 이날 5-5로 맞선 5회 1사 만루의 위기 상황에서 과감하게 강승현을 마운드에 올린 이유도 믿음이 있어서였다.
접전 상황에서 등판하는 필승계투요원이 아닌 강승현의 투입은 모험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는 순식간에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무려 11구에 걸친 승부 끝에 넥센 고종욱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강승현은 어느 때보다 크게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6회에는 김태완~박동원~허정협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는 모두 시속 129~131㎞의 포크볼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한화 팬들은 목청껏 강승현의 이름을 외쳤다.
이날 한화는 6-5의 승리를 거두며 4연승에 성공했다. 강승현은 데뷔 첫 승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이날 팀 승리에 누구보다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앞으로의 희망을 키웠다. 15.19의 방어율만 남기고 방출된 30대 투수를 주목했던 한화는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확실한 역할을 주겠다”고 믿음을 보인 이 감독대행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