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사령탑 공백…공허한 나비효과

입력 2017-06-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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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된 기술위원회는 철저한 검증과 적법한 과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뽑겠다는 의지다. 김 위원장이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된 기술위원회는 철저한 검증과 적법한 과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뽑겠다는 의지다. 김 위원장이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줄줄이 밀린 감독 선임 작업

예선만? 본선까지? 계약기간 고민
김호곤 위원장 독단적 결정은 무리
女대표팀 윤덕여 감독 6월 계약 종료
어차피 할 재계약…속도 더 냈어야


요즘 한국축구의 화두 중 하나는 ‘공백’이다. 현장을 지켜야 할 여러 지휘관들이 사실상 증발해 버렸다. 국가대표팀과 연령별(22∼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직은 비어있고, 여자대표팀 사령탑도 계약기간이 거의 끝났다.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된 기술위원회가 좀더 서둘러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 국가대표팀 사령탑은 어떻게?

국가대표팀은 어느 때보다 힘겨운 월드컵 여정을 보내고 있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에서 모두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를 지키고 있지만, 하필이면 남은 2경기가 1위 이란(8월 31일·홈), 3위 우즈베키스탄(9월 5일·원정)과의 일전이다. 조 3위로 밀려나면 10월 B조 3위와 아시아 플레이오프(PO), 11월 북중미 4위와 대륙간 PO를 치러야 한다.

실력과 결과로 ‘위기론’을 잠재우고, 월드컵 본선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줄 최적의 사령탑을 임명해야 한다. 정해성(59) 현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신태용(47)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등 여러 지도자들이 축구계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마냥 서두를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계약기간을 최종예선 2경기(최대 6경기)로 한정할지, 본선까지 염두에 둔 ‘+α’로 할지는 나중 문제다.

형식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새 기술위원회가 먼저 구성돼야 한다. 협회는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새로 합류할 기술위원들을 확정한 뒤 7월초 신임 사령탑을 결정할 계획이다. 기존 기술위원들 중 일부가 빠지고, 몇 사람이 추가될 전망이다. 홍명보(48) 전 항저우 그린타운(중국) 감독, 김학범(57) 전 성남FC 감독 등이 새 기술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협회 수뇌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적절한 절차를 밟아 기술위의 활발한 토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연령별 대표팀과 여자대표팀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7월 19∼23일)이 얽혀있어 더욱 골치 아픈 것이 사실이다. AFC U-23 챔피언십 본선은 내년 1월 중국에서 개최된다. U-23 대표팀 사령탑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어온 신태용 감독의 거취부터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협회는 연령별 대표팀 일정에 쫓겨 국가대표라는 큰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동티모르, 마카오 등과 경쟁해 2개국이 본선에 올라가는 만큼 여유도 있는 편이다. 연속성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협회 전임지도자들을 예선에 투입할 수도 있다.

반면 여자대표팀은 서두를 필요가 있다. 당장 윤덕여(56) 감독의 계약이 6월말로 종료된다. 4월 평양에서 벌어진 2018여자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을 제치고 1장뿐인 본선 출전권을 따낸 윤 감독과의 재계약은 당연하다는 분위기지만, 어차피 할 계약이라면 좀더 빠르게 진행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협회 수뇌부가 진작 서둘렀다면 모든 업무가 한꺼번에 쏠리는 부담을 피할 수 있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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