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풀어본 LG의 장타 가뭄, 얼마나 심각한가?

입력 2017-09-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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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올 시즌 팀 홈런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 20홈런 타자가 단 한명도 없다. 장타 가뭄은 2루타, 3루타도 마찬가지다. 가을야구 탈락 위기에 놓인 큰 원인 중 하나다. 스포츠동아DB

LG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5강 탈락 트래직넘버는 단 한 개뿐. 남은 5경기를 모두 승리하더라도 5위 SK가 잔여경기 3게임 중 한 번만 이기면 가을야구의 희망은 완전히 사라진다. LG가 이토록 어려운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장타 가뭄’인데, 지금도 그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기록을 통해 LG의 장타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 살펴봤다.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 리그 최저홈런, 1위 SK의 절반도 안 돼

일각에선 LG의 적은 홈런 수에 주목한다. 실제로 27일까지 LG의 팀 홈런은 105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이 부문 1위 SK(231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45.5%). 유강남과 박용택(이상 14개), 양석환(13개)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지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가 없다. 이는 상대 투수로 하여금 위압감을 주기 어렵다는 의미다. “타율이 낮더라도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는 승부하기 껄끄러운 게 사실이다. 이른바 ‘공갈포’의 유형이 그렇다”는 한 현직 감독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루이스 히메네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합류해 23경기만에 돌연 귀국한 제임스 로니도 거포와는 거리가 멀었다. 비슷한 시기에 넥센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초이스(43경기 14홈런)를 보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전 LG 로니. 스포츠동아DB



● 소총부대? 단타부대!

LG 타선은 ‘소총부대’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를 좋은 쪽으로 해석하면, 좌·우중간으로 타구를 보내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생산하는 ‘갭투갭 히팅’이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2루타(207개)와 3루타(19개)를 더한 총 장타수가 331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400개 미만의 장타로 시즌을 마칠 것이 확실시된다. 장타율도 가장 낮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3할대(0.399)다. 도루성공률이 9위(58.8%·131시도 77성공)인데, 장타가 나오지 않으니 경기당 득점생산은 9위(4.82)에 불과하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 시 승률 9위(0.621)의 성적도 불펜 방화보다 득점력 빈곤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1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1,2루에서 LG 이형종이 안익훈의 내야 땅볼 때 kt의 실책으로 만루가 될 상황에서 오버런으로 태그아웃 당한 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수원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지옥 같은 9월

살얼음판 승부가 한창인 9월에도 장타 가뭄이 해소될 기미는 전혀 없다. LG의 9월 홈런(17개)과 장타수(41개), 장타율(0.361), OPS(0.689) 모두 리그 최저치다. 팀 방어율 1위(4.27)의 안정적인 마운드를 살리지 못하는 타선이 답답하기만 하다. 8월 이후 QS시 승률이 리그에서 유일하게 5할을 밑도는(0.471·8승2무9패) 것이 단적인 예다. 양상문 감독은 “내일이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묘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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