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KIA와 버나디나는 운명이었다

입력 2017-10-30 1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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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버나디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와 외국인타자 버나디나의 만남은 그야말로 ‘운명’이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그는 어쩌면 KIA 유니폼을 입지 못했을 수도 있다. 뒤늦게 밝혀진 영입 뒷얘기가 눈길을 끈다.

2016시즌을 마친 뒤, KIA는 고민에 빠졌다. 1루수 브렛 필(현 KIA 외국인 스카우트)과의 재계약을 놓고 생각이 많았다. 필이 건실한 선수라지만 우승에 도전하려면 모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비 범위가 넓은 발 빠른 1번타자형 중견수를 뽑기로 했다. 일찌감치 염두에 뒀던 선수도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선수였다. 비록 일본에서 성공은 못했어도 KBO리그에서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최종 결정을 내리기 직전, KIA 스카우트 팀에서 영상 자료 하나를 보내왔다. 영상 속 선수가 바로 버나디나였다.

김기태 감독은 그 영상 하나만으로 ‘감’이 왔고, 결정을 바꿨다. KIA가 외국인타자를 뽑기로 정한 마지막 날이었다. KIA 박흥식 타격코치는 30일 잠실 KS 5차전에 앞서 “2시간만 영상이 늦게 왔어도, 버나디나를 못 뽑았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막상 KBO에 온 버나디나는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바꾸라는 일부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그러나 김 감독과 KIA 코치진은 버나디나를 믿었다. 박 코치는 “버나디나의 레벨이라면 타격폼을 수정할 필요조차 없었다. 히팅 포인트만 잡으면 통한다고 봤다”고 돌아봤다. 실제 KBO리그에 적응한 버나디나는 KIA의 정규시즌 1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KS에서도 상대에게 가장 위협적인 타자로서 제 몫 이상을 톡톡히 했다. 버나디나는 미국에서부터 이렇다 할 우승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에 와서 실력이 업그레이드 됐다. KIA와의 재계약도 확실시된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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