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선수→유도코치→그 다음은 어떤 길일까.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나혼자산다’ 조준호 편에도 나왔던 판교 유도장으로 향한 동아닷컴. 남사친 콘셉트 대리 실현을 위해 독자 대신 유도복을 입었습니다(이때만 해도 웃고 있었지). 낙법 업어치기와 안다리걸기를 시작으로 각종 호신술을 속성으로 배웠습니다. 몇 분 만에 머리 산발+땀 뻘뻘. 스트레칭 할 때는 유도장에 누군가의 비명이 울렸다는 후문입니다.
태권도와 합기도보다는 우리에게 덜 친근했던 유도. 하지만 직접 체험해보니 일상생활에 유용한 기술이 많아 매력적인 운동이었습니다. 조준호는 특히 낙법을 배워두면 길을 걷다 넘어져도 머리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도 전도사’ 조준호와 해 질 때까지 나눈 유도 이야기 시작해볼까요?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오늘의 남사친 조준호와 나눈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정희연 기자(이하 정 기자) : 남사친 인터뷰 공식 질문!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이야?
조준호 : 어릴 때는 그저 ‘예쁜 여자’였는데 이제는 우리 엄마 같은 여자 만나서 아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어머니가 현명한 분이셔. 살면서 지혜가 되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 원만한 결혼 생활을 하려면 엄마처럼 현명한 여자를 만나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나는 항상 일을 벌여야 하는 사람이라.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해주고, 내가 정말 무너졌을 때 가족을 책임져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덧붙인다면, 책을 늘 가까이 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 나는 스포츠든 인문학이든 무언가 배우는 게 좋거든. 시작하면 제대로 배워야 하는 스타일이라 함께 배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김민경 기자(이하 김 기자) : 가장 해보고 싶은 데이트는?
조준호 : 함께 휴양지에 가서 책 읽고 잠자면서 휴식하고 싶어. 관광지를 다니기보다 방에 콕 박혀서 쉬는 거야. 식사로 룸서비스로 먹다가 저녁에 밖에 한 번 나가고.
김 기자 : 운동 데이트는 어때?
조준호 : 유도 빼고는 다 괜찮을 것 같아. 레저를 좋아해. 올 여름에 웨이크보드를 탔는데 정말 재밌고 신나더라. 겨울에는 보드와 스키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번지점프는 안 될 것 같아.
정 기자 : 아까 촬영할 때는 유도가 커플 운동으로 좋다고 했잖아. 유도는 왜 제외야?
조준호 : 글쎄. 여자친구와 유도를 해보고 싶진 않아. 이전까지 만난 분들도 유도를 해보고 싶다고 한 적이 없었고.
정 기자 : 썸이나 밀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니.
조준호 : 썸 좋지. 제일 쫄깃쫄깃할 시기니까. 밀당은 음…. 서로 좋아하는 관계에서 ‘티 나는’ 밀당은 좋고 귀여운데 계산된 밀당은 싫어. 진심보다는 물질적인 것이나 다른 것 때문에 하는 것 같으니까.
김 기자 : 결혼은 언제쯤 하고 싶어?
조준호 : 요즘은 연애나 결혼보다는 돈 버는 게 재밌어서 일에 집중하고 있어. 내 아이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종종 해. 유아체육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하다보니 그런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 시기는 잘 모르겠어.
엘리트체율부터 생활체육까지…유도 전도사이자 워커홀릭인 조준호.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정 기자 : 리드하는 이성 vs 배려하는 이성 중이 어떤 스타일을 더 선호하니.
조준호 : 두 스타일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 리드하는 여자는 처음에는 내가 상대적 강자였다가도 그런 사람에게 점점 깊게 빠지게 되더라. 내가 더 좋아하게 되고. 후자는 내가 리드했을 때 원만하고 순탄한 연애를 할 수 있어서 좋아. 상황에 따라서도 다른 것 같아. 내가 바쁘고 신경 쓸 게 많을 때는 배려하는 여자와 만나는 게 나에게도 연애에서도 원만한 것 같아. 내가 한가해서 상대와 보낼 시간이 충분할 때는 적극적으로 리드해주는 사람과의 연애가 좋겠지.
정 기자 : 너는 연애할 때 어떤 스타일이야?
조준호 : 그때그때 달라. 항상 열린 스타일이지.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야. 한때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 퍼준 적도 있고. 서로 믿음 하에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면서, 의심 안 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면 좋을 것 같아.
아, 갑자기 그 기억이 떠오르네. 나를 지독하게 만든 계기가 있어. 대학교 1학년 때 부잣집 딸이었던 연상과 만난 적 있어. 처음에는 나를 좋아한다고 따라다녀서 만났더니 나중에는 내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하더라. 그때의 나는 돈 한 푼도 없으니까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면 돌아오는 길에 차비를 받아서 와야 하는 신세였어. 어느 날은 ‘샤* 백을 들고 있으라’고 하더라고. ‘너보다 더 비싼 가방’이라고 하면서.
정 기자 : 정말 큰 상처였겠다.
독서가 취미인 그는 최근 에세이집 [잘 넘어지는 연습]을 발간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김 기자 : 그러게 말야. 지금은 연애 생각 없이 정말 바쁘게 지내고 있잖아. 쉴 때는 어떤 취미를 즐겨?
조준호 :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요즘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읽고 있어. 협상에 관한 책인데 협상의 새로운 관점을 가르쳐주는 책이야. 삶을 원만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김 기자 : 아, 최근에 에세이 [잘 넘어지는 연습]을 냈다고 들었어. 읽어봐야겠다.
정 기자 :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어때.
조준호 : 잘 시작했고, 잘 버텼고, 즐거웠어. 선수생활의 끝도 해피엔딩이었고.
정 기자 : 앞으로의 삶은 어땠으면 좋겠어.
조준호 : ‘즐거움’이었으면 좋겠어. 쳇바퀴 도는 삶이 아니라 늘 변화하고 도전하는 삶이었으면 좋겠어.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 보다는 시도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어.
그냥 가기 아쉬워 남기는 비하인드샷①.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그냥 가기 아쉬워 남기는 비하인드샷②.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동아닷컴 김민경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