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미궁에 빠진 홈런왕 경쟁, 눈에 띄는 토종의 습격

입력 2018-09-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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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제이미 로맥. 스포츠동아DB

SK 제이미 로맥. 스포츠동아DB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의 독주체제였던 홈런왕 레이스의 양상이 확 달라졌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브레이크 이후 거포들의 희비가 엇갈리며 경쟁이 미궁에 빠졌다.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김재환(두산 베어스)이라는 국내 거포들의 맹추격이 이어지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조용히 홈런포를 가동 중인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까지 총 4명이 벌이는 전쟁은 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굴 또 하나의 흥밋거리다.

8월 성적이 지금의 흥미로운 홈런레이스를 만들었다. 로맥이 8월 월간 홈런 3개, 김재환이 한 개에 그치면서 ‘투톱’ 체제가 흔들린 것이다. 이를 틈타 박병호와 로하스가 각각 7개와 5개의 8월 월간 홈런을 기록하면서 격차가 크게 줄었다. 로맥은 8월14일 잠실 두산전 이후 9월 9일 인천 두산전까지 단 하나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한 반면, 박병호와 김재환은 AG 브레이크 이후에만 3개씩의 아치를 그리며 맹추격에 나섰다. 로하스도 이 기간에 2개의 아치를 그렸다.


● 로맥, 홈런이 문제가 아니다


37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인 로맥의 부진이 깊다. AG 브레이크 이후 그의 출루율(0.269)과 장타율(0.174)을 더한 OPS는 이 기간 규정타석을 채운 KBO리그 타자 가운데 네 번째로 낮은 0.443에 불과하다. 단순히 홈런이 나오지 않는 것을 넘어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평가다. 스스로도 큰 스윙보다는 출루에 집중하는 팀배팅을 우선하고 있다. 2017시즌 9월 이후 무려 12개의 아치를 그리며 몰아치기 능력을 뽐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적응을 마치고 맹타를 휘두르던 지난해와 상대의 집중견제를 뚫어내는 게 우선인 지금의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

넥센 박병호(왼쪽)-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넥센 박병호(왼쪽)-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 몰아치기 달인 박병호, 김재환

나란히 36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박병호와 김재환의 습격이 무섭다. 박병호는 4년 연속(2012~2015시즌) 홈런왕을 경험한 타자다. 한 번 홈런 선두로 올라서면 절대 뺏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몰아치기에 있어선 박병호를 따라올 타자가 없다는 평가인데, KT 김진욱 감독도 “박병호는 힘도 엄청나지만, 폼을 십분 활용해 타격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한번 타이밍을 잡으면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박병호의 몰아치기 능력을 설명한 것이다.

김재환은 지난 2년 연속(2016~2017시즌) 30홈런 이상을 터트리고도 이 부문 3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다. 6월에만 14개의 아치를 그리며 몰아치기 능력을 뽐낸 김재환의 매력은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팔로스로우다. 그 자세만 보고도 타구의 결과를 직감할 수 있다. 지난 2년간은 9월 이후 홈런이 각각 4개에 그쳤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5게임만에 이미 3개를 터트렸다. 김재환이 홈런왕에 등극하기 위한 키워드는 역시 뒷심이다.

KT 로하스. 사진제공|kt wiz

KT 로하스. 사진제공|kt wiz


● 로하스, 벌크업 효과?

애초 중장거리형 타자로 기대를 모은 로하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근육량과 더불어 타구 비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했다. 초반에는 후유증도 있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그 효과가 나타나면서 무서운 속도로 홈런을 늘려가고 있다. 벌써 35개의 아치를 그리며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김진욱 감독은 “근육을 키우면서 체력도 좋아진 효과를 보고 있다. 에너지가 남아있다. (홈런왕)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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