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킴 기자회견 “김경두 회장 및 가족, 선수들 성장 원하지 않아…폭언-억압 밝혀지길”

입력 2018-11-15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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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첫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했던 여자 컬링 팀 '팀 킴'선수들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국가 대표팀 팀 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은 지난 8일 방송된 SBS ‘뉴스8’을 통해 인터뷰를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김민정 대표팀 감독과 그의 아버지 김경두 전 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이 자신들에게 폭언을 하고 대회 상금을 착복하는 등의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팀 킴은 이기홍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발송한 호소문에 대표 선발전 당시 부상을 당한 김초희를 팀에서 제외하고 그 자리에 김민정 감독을 선수로 넣으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김초희가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자 김민정 감독이 ‘지금까지 연봉을 받으면서 뭘 한 게 있느냐’며 직접 선수로 뛰려 했다”고 주장했다. 김경애는 “컬링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김민정 감독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수들은 김경두 전 부회장의 폭언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김영미는 “(김경두가) 정확히 X같은 것이라고 욕을 했다. 내 앞에서 같은 선수를 욕했다는 게 충격 이었다”고 전했다. 또 김은정은 “우리가 노출이 많이 되면 우리가 좋을 것이 없다고 했다. 어쩌다 인터뷰를 했을 땐 질책을 했다”며 동계올림픽 당시 언론 노출 통제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 킴 선수들은 “2015년 이후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며 받은 6000만 원 이상의 상금을 배분받지 못했다. 어디에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 오직 김경두 전 부회장의 개인 계좌를 통해 훈련비 등 모든 자금이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곧바로 김민정 감독의 남편이기도 한 장반석 감독은 9일 선수들이 상금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2015년 선수들 동의를 받아 김경두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했다. 이 통장으로 상금과 팀 훈련, 대회 참가비용을 관리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결혼과 임신 계획을 이유로 김은정을 훈련에서 제외했다는 선수들 주장에는 “김은정이 결혼을 하고, 임신하겠다고 했다. 지도자로서 새로운 스킵을 찾아 키워야 했다. 특정 선수를 팀에서 제외하기 위해 훈련을 시킨 적이 없다. 선수들이 도대체 어떤 목적을 갖고 무엇을 위해 이러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팀 킴’ 선수들은 “장반석 감독이 언론에 배포한 사실 확인서는 진실과 다른 내용이 너무 많다. 선수들이 정확한 사실을 말씀 드릴 수 있는 자리를 갖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팀 킴 선수들은 “통장 개설에 동의했다는 장 감독의 주장은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을 합의한 것으로 얘기한 것이다. 김 감독은 장 감독 개인적인 일이라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은정 본인이 성화 봉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장 감독이 조직위에 전달했다고 들었다. 조직위가 ‘김은정 선수가 섭외가 어려워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다’는 말을 듣고 의아했다”고 덧붙였다.

팀 킴은 “선수들 동의로 상금 통장으로 개설한다고 통보했을 뿐 김경두 회장 명의로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 동의 구한 적 없다. 장 감독이 공개한 내역서의 상금의 입출금에 대해 선수들에 공개한 적 없다. 장비 구입에 사용했다며 서명하라고 했다. 전체적인 상금 사용 내역이 아닌 장비 구입과 식비 등에 사용된 것에 서명한 것이라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감사에서 이 부분과 관련해 세부 사용 내역이 밝혀지길 희망한다. 선수 개인에게 지급된 격려금은 개인 계좌로 입금됐으나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의 행방은 알 수 없다”며 격려금이 투명하게 사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의성군 격려금에 대해서도 “올림픽 이후 환영행사에서 여러 기관, 단체들로부터 기금을 받은 게 있는 데 그 돈의 행방을 알 수가 없다. 사진만 찍었는데 금액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그 이후 그 기금의 행방을 전혀 들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은정과 관련해 “올림픽 후 김은정의 입지를 줄이려 했고 팀을 나누고 이해할 수 없는 포지션을 선수들을 분리하려 한 것을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전달 된 선물이나 편지도 모두 뜯어서 전달했다.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정은 “올림픽 이후 너무 힘들게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참아왔다. 더 기다려보면 변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다가 올림픽 이후에 시간이 길어지게 됐고, 선발전이나 그 이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 모습을 봤고 운동하는 데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에 호소문을 발표하게 됐다. 가족으로 함께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성장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김경두 회장이 원하는 만큼만 성장하고 그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팀을 옮길 생각이나 성장을 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는 생각에는 “실업팀이기 때문에 팀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아 생각을 못 했다. 경북 컬링 협회를 나가면 배신자라는 말도 많이 들어서 그럴 수 없었다. 우린 성장을 위해 노력했을 뿐인데 왜 우리가 팀을 옮겨야 하나. 감독단이 운영을 못해서 우리가 힘든 것이기 때문에 이적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을 원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더 성장하면 우리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정선을 넘는 것을 막은 것 같다. 고등학교 때고 타 시,도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을 막았다. 선물이나 편지를 뜯는 것도 외부에서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를 궁금해 했다. 외부로부터 차단해서 우리가 아무 것도 못하고 위에서 말하는 것을 그대로 들을 수밖에 없게 하려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지시와 간섭이 있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혼이 나고는 해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폭언을 한 것을 부인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욕설 녹취록에 내가 있다. 김초희가 없는데 그 자리에서 선수 욕을 한 것에 대해 이해 할 수 없었고, 내(김영미)가 있는데도 할 정도면 다른 사람이 있을 땐 얼마나 더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부인한 것은 숨기려는 생각이 급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피터라는 코치와도 교류가 많았는데 김민정 감독은 중간에 조금 훈련에 참가한 것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김민정 감독은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피터 코치가 있을 때는 그와 함께하고 다른 때는 우리끼리 훈련했다. 피터 코치는 우리에게 더 필요한 훈련을 묻는 등 소통이 가능했지만 김민정 감독은 지시만 하고 들여다보지 않았다. 피터 코치도 그 부분을 답답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터 코치도 김민정 감독이 지시한 훈련이 있는데 이것 보다 다른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데 어떠냐고 물었다. 김민정 감독은 올림픽 때는 언론을 대하는 것에 대해 통제를 많이 했고 관중에게 양해를 구하는 등의 역할을 했고 내부적으로는 무슨 역할을 했는지 우린 알 수 없다. 통역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 통제 부분에서 대해 팀 킴은 “가장 큰 문제는 하고 싶은 말을 못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항상 김경두 회장 얘길 해야 하고 우리의 힘든 점이나 훈련 과정 등은 얘기하길 꺼려했다. 선수가 노력한 부분에 대한 것은 전혀 하지 못했고 그 부분에 통제가 이뤄진 것이라 생각한다. 노출량에 대한 통제는 어느 정도 동의했지만 하고 싶은 말을 못하게 한 부분에 대해 아쉽다. 올림픽 기간 스마트폰 반납은 정신적인 부분을 위해 동의 한 것”이라 설명했다.

김민정 감독의 선수로서 실력이 부족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010년에 선수로 같이 뛰었는데 대회를 나가면 결승에 나가는 것은 무리였고 첫째를 임신한 후로는 아이스 위에 올라온 부분이 한 달이 채 안 된다. 그렇게 오래 쉰 사람이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됐다.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보면 다른 사람들도 동의할 것이다. 훈련이 두 시간이면 한 시간도 못 버텼다. 선수로의 끈기와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상금 배분 불이익 증빙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주장하면 올림픽 가기 싫으냐고 말할 것이 분명해서 더 이상 주장할 수 없었다. 월드 컬링 홈페이지에 가면 우리의 성적이 나와 있는데 바로 상금 통장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떤 대회에서 몇 등을 했는지 보면 된다.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상금 착복 의혹에 대해서는 “훈련비에 대해 얼마를 횡령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상금 통장의 존재 자체가 궁금한 것이다. 국가대표로 지원을 받았는데도 왜 상금이 훈련비로 사용되었는지를 밝히고 싶다. 얼마가 없어졌는지가 궁금한 것보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상금을 훈련비로 사용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원하지 않게 SNS 공식 계정이 개설된 것에는 “개인 SNS를 자제하고 팀 계정을 보라고 했는데 주소만 알려주고 공유되지 않았다. 우리 의견과 상관없이 감독 개인적인 생각과 사진이 올라갔다. 동의 없이 올린 것도 있었고 SNS에 올려야 하니 사진을 보내라는 경우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올림픽 이전에는 모두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올림픽 이후 확실해진 것은 김경두 회장과 그 가족이 한국 컬링에 큰 역할을 하고 뜻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선수들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의 성장을 막고 결국 김경두 회장이 원하는 대로 사적인 욕심을 위해 돌아가다보니 여러 가지가 얽히고 섥히게 됐다”고 답했다.

호소문 발표의 가장 큰 이유로는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관과 함께 운동할 수 없다. 감사에서 더 밝혀지길 바란다. 컬링장도 훈련을 위해 선수와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우리에겐 새로운 감독단이 필요하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 선수단도 감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지지해 주신 분들과 호소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팀 킴은 “감독단에서는 우리 호소문의 일부만 반박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폭언과 억압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선수들은 현재까지 언론에 나온 문제보다 팀 사유화, 인권, 훈련부분이 세세하고 밝혀지길 바란다. 이번 호소문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우리 상황을 이해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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