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9/05/08/95432424.1.jpg)
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실책이 팀에 해롭다는 ‘직관’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7일까지 183경기를 치른 올해 KBO리그에서 경기 중 실책을 기록한 팀은 75승107패(무승부 1회)를 기록했다. 승률은 0.412에 불과하다. 물론 일부 실책은 스코어에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일단 실책을 범한다면 4할대 초반까지 승률이 떨어진다는 건 분명한 메시지다.
하나의 실책은 병가지상사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멀티 에러’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2실책 이상 기록시 22승34패(승률 0.393), 3실책 이상은 6승14패(승률 0.300)로 승률은 점차 떨어진다. ‘한 경기에 실책 세 개면 이기기 힘들다’는 야구계 격언은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었다.
실책 팀의 승률이 4할대 초반이라는 것을 바꿔 말하면 실책을 범하지 않는다면 승률이 6할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무실책 경기에서 팀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하는 건 삼성 라이온즈(4승10패), KIA 타이거즈(8승11패1무), KT 위즈(8승10패)뿐이다. 그나마도 삼성을 제외하면 시즌 승률보다 무실책 경기 승률이 훨씬 높다. 반면 KT는 실책을 범했을 때 4승16패로 철저히 무너졌다. 최하위이자 최다 실책팀인 KT도 잔실수가 없었다면 5할에 가까운 승률을 거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실책을 범한 경기가 가장 많았던 팀은 삼성(22경기)이다. 삼성은 올 시즌 7위다. 실책 경기가 16경기에 불과해 최저 공동 1위인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는 나란히 상위권이다. 특히 SK는 실책을 범한 16경기에서 12승3패1무(승률 0.800)의 압도적 성적을 냈다. ‘실책은 범할 수 있지만 이때 실점을 억제해야 강팀’이라는 염경엽 감독의 지론이 담긴 결과다. 실책을 범했던 17경기에서 2승15패로 무너진 롯데 자이언츠와 상반되는 결과다. 실책시 성적은 SK에 이어 두산(10승6패)~키움 히어로즈(10승9패)~NC 다이노스(10승11패)~LG(7승9패)~삼성(9승13패)~한화 이글스(5승13패)~KIA 타이거즈(4승12패)~KT(4승16패)~롯데(2승15패)순이다.
수도권 A팀 수비코치는 “수비 기본기 향상은 육성 가운데 가장 어려운 분야다. ‘돌글러브’ 소리를 듣던 선수의 수비 실력이 비약적으로 느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실책 후 실점 억제는 팀 케미스트리의 문제다. 어찌 보면 ‘나 하나쯤이야’라고 대범하게 생각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