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개봉하는 영화 ‘김복동’이 시의성 있는 주제와 현재 진행형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 나이는 구십넷, 이름은 ‘김복동’
영화 ‘김복동’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 간의 여정을 담은 감동 다큐멘터리다. 9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에도 전 세계를 돌며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며 누구보다 끝까지 싸운 김복동 할머니의 발자취는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한다. 김복동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던 2018년 9월, 외교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생전에도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해 전 재산을 모아 장학금을 만들어 미래를 이끌어 갈 후세들을 생각했다. 영화는 단순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아닌 여성운동가, 평화인권운동가로서 활동했던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조명하면서 우리 사회에 용기, 정의, 민족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은 "영화 ‘김복동’은 한국 사회뿐 아니라 세계 여성인권운동사와 평화운동사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김복동 할머니가 영화를 보시면 ‘김복동 열심히 살았다’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 생존자 21명, 끝까지 기억하고 싸웁시다
영화 ‘김복동’은 일본 정부가 펼친 뻔뻔한 주장과 박근혜 정부 시절 졸속 처리된 '한일 위안부 합의'가 얼마나 할머니들과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입혔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박근혜 정부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며 경제보복을 감행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만행이 국제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일본 정부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린 김복동 할머니의 행보가 얼마나 위대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다시금 되새긴다. 여전히 사죄하지 않고 오히려 종군위안부는 역사 날조라고 주장하는 일본에 맞선 현재 진행형의 끝나지 않은 싸움 속에서 2019년 7월 18일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1명뿐이다. 끝까지 싸워달라던 김복동 할머니의 당부처럼 영화는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대한민국 모두의 결의를 다지게 할 것이다.
◆ 평화의 소녀상, 전 세계에 세우자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1000회를 맞은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다.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작품으로 일본군이 성노예로 끌려갔던 당시 십대 소녀가 빼앗긴 꿈과 20년 세월 같은 자리에 앉아 일본대사관을 바라봤던 피해자들의 아픔, 명예와 인권회복, 그리고 평화 지향의 마음을 형상화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평화의 소녀상을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 전 세계에 세우겠다고 다짐했고, 해외에는 미국 글렌데일 시에 처음으로 세워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의미를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있다. 그러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공관의 안녕과 위엄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했고 국민들의 격렬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부산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은 설치 4년 만에 강제 철거됐다. 현재 대한민국 전국에는 총 112개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고, 그 중 단 32개만이 공공조형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영화 ‘김복동’은 ‘자백’, ‘공범자들’에 이은 뉴스타파의 3번째 작품으로 송원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 실력파 보컬리스트인 윤미래가 혼성듀오로 활동하는 로코베리(로코, 코난)가 작사와 작곡한 영화의 주제곡인 ‘꽃’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행동하는 모두를 위한 영화 ‘김복동’은 8월 8일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