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저도 겪었던 좌절과 상처…영화 찍으며 위로 받았죠”

입력 2020-11-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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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가 죽던 날’의 주연으로 나선 배우 김혜수가 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영화 ‘내가 죽던 날’ 언론 시사회 나선 김혜수

“시나리오 보자마자 꼭 해야겠다고 생각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 됐으면”
좌절과 상처 그리고 연대와 위안.

배우 김혜수가 주연 영화 ‘내가 죽던 날’(제작 오스카10스튜디오, 스토리퐁)과 관련해 언급한 단어들이다. 물론 자신의 주연작에 담긴 메시지와 주제 의식을 단적으로 표현한 키워드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일상 속에 담고 키워온 소중한 가치처럼 들렸다.

“내게도 위로가 필요했다”
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가 죽던 날’을 공개한 김혜수는 “스스로 드러낼 수 없는 좌절감과 상처”에 시달리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극중 잠을 자면 악몽을 꾼다는 장면이 있다”면서 “실제 1년 정도 꿨던 꿈이다. 제게도 아픈 구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현실 속 고통과 좌절의 흔적을 채 지우지 못한 표정도 엿보였다. 그 과정은 ‘내가 죽던 날’을 통해 작은 위안을 찾아간 경험이기도 했다.

영화는 경찰의 수사대상인 사건의 주요 증인이 된 소녀가 외딴 섬에서 보호를 받다 유서 한 장만을 남기고 사라지면서 이야기를 펼친다. 극중 사고를 내고 징계의 위기에 처한 형사인 김혜수는 소녀의 행적을 좇아가며 혼란스러운 일상이 안겨준 아픔을 씻어내고 자신을 찾아나선다.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읽어가면서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꼭 해야 할 이야기 같았다”면서 “제게도 위로가 간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따뜻한 연대, 그리고 치유와 위안”
김혜수는 위안의 실마리를 현장에서 찾았다고 돌이켰다. 특히 연출자 박지완 감독을 비롯해 이정은, 김선영, 노정의 등 여성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던 제작현장에선 “따뜻한 연대가 충만했다”고 그는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으로 관객 역시 자신과 같은 연대와 위안이라는 작은 치유의 기회를 얻게 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누구든 남들이 모르는 상처, 고통, 좌절 같은 순간을 겪으면서 살아간다”면서 “보는 분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차분한 목소리로 드러냈다.

김혜수와 호흡을 맞춘 이정은과 박지완 감독도 같은 시선으로 입을 모았다. 극중 김혜수와는 또 다른 상처로 힘겨운 일상을 버텨가는 이정은은 “예전에 아팠던 적이 있었다. 그때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면서 그런 개인적 경험으로 영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살아가면서 위기에 몰리는 사람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그리려 했다”면서 “여성 서사로 봐준다면 거기서 파생되는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 어려운 상황에서 감내하고 우연히 여성이 연대를 이뤄 풀어나가는 것이다”라는 연출 의도로 바람을 대신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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