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시총 5배 폭등. ‘묻지마 투자’ 주의

입력 2021-04-19 18: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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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변동성 구간에서 큰 차익을 노리는 알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자 마이너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묻지마 투자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사진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암호화폐 전광판.

알트코인에 눈 돌린 개미 투자자들
비트코인보다 가격 상승률 높아
호재·악재 없어도 폭등락 반복
검증된 메이저 코인에 투자 권해
정부, 불법거래 특별단속 나서
직장인 A씨(32)는 이달 초 알트코인인 오르빗체인을 1000만 원어치 샀다가 반토막이 나면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3월 말 시세가 급등하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100만 원으로 1억 원 벌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큰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에 과감히 베팅한 것이 무리수가 됐다.

A씨의 경우처럼 최근 2030 젊은층 사이에 알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알트코인은 대체(alternative)와 코인(coin)을 합친 단어로 비트코인 이외의 모든 암호화폐를 말한다. ‘가만있다가 나만 기회를 놓치고 뒤처지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는 ‘포모(Fearing Of Missing Out·FOMO) 증후군’이 단기 고수익 추구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A씨는 “가만히 있으면 나만 뒤처질 것 같아 무리한 투자를 결심했다”며 “당초 연말까지 장투(장기투자)할 예정이었던 만큼 존버(이익이 날 때까지 버틴다)할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스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높은 변동성 구간서 큰 차익 노려

암호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아닌 알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이유는 뭘까. 최근 알트코인의 가격 상승률이 비트코인보다 높기 때문으로 높은 변동성 구간에서 큰 차익을 노릴 수 있어서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6개월 간 500% 급등한 반면 칠리즈(6548%), 쎄타퓨엘(4033%), 스톰엑스(3281%), 메디블록(3007%) 등 30개 이상의 알트코인이 네자릿 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업비트의 알트코인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업비트 알트코인 인덱스는 16일 기준 8960.54로 지난해 12월 31일 1707.52보다 5.25배 늘었다. 또 빗썸의 알트코인 인덱스도 같은 기간 899에서 4218로 4.69배가 됐다. 이 지수는 업비트와 빗썸의 원화 거래 시장에 상장된 암호화폐 가운데 비트코인을 뺀 나머지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산출한다.
반면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올해 초 약 70%에서 최근 약 5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알트코인은 시가총액에 따라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뉜다. 이더리움, 바이낸스코인, 테더, 리플, 카르다노, 폴카닷 등이 메이저 알트코인으로 꼽힌다. 그나마 기술적으로 검증된 코인들인 만큼 전문가들은 메이저 알트코인에 대한 장기투자를 통해 안전성 추구를 권하고 있다.


마이너 중심 ‘묻지마 투자’가 문제

문제는 최근 알트코인의 급부상이 마이너 중심이고, 투자자 상당수가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뛰어든 ‘묻지마 투자’라는 점이다. 실제 이들의 투자법을 보면 백서와 공시도 들여다보지 않고 거래량이 많은 암호화폐를 일단 사서 급등하기를 바라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관련 프로젝트에 진전이 있거나 성과를 담은 공시가 나오면 가격이 폭등했다. 하지만 최근엔 별다른 호재가 없어도 국산 알트코인이 동시에 급등했다 다시 급락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왜 특정 코인 가격이 급등하는지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암호화폐의 경우 자본시장법이 적용되지 않아 금융 사고가 터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법적으로 구제받을 방법이 전무하다는 게 문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알트코인 중에는 좋은 프로젝트도 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들도 있다. 하지만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 알트코인 거래량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치고 많은 것은 우려스럽다”며 “백서와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 없이 사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6월까지 암호화폐 불법 거래 행위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에 나선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자 이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등 불법행위 가능성이 높아져 유사수신과 사기 등의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암호화폐 거래 후 출금시 금융회사가 1차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감독원과 협조해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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