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사커] 와일드카드 활약에 올림픽 메달 색깔 달렸다

입력 2021-07-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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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권창훈-박지수(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정을 두고 갈팡질팡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소속 구단의 허락까지 받았지만 김 감독이 고심 끝에 ‘선수보호 차원’을 이유로 선발하지 않았다.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보름 이상 후배들과 함께 팀 훈련을 소화하다가 일본 출국 전날 소속팀의 반대로 동행하지 못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던 이유는 와일드카드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한 수 위의 기량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와일드카드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팀 전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하지만 늘 기대를 충족했던 건 아니다. 부상으로 낙마하거나 와일드카드라는 중압감 탓에 부진했던 경우도 종종 있었다.

와일드카드가 처음 도입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황선홍, 하석주, 이임생이 선발됐다. 이들은 A대표팀에서도 주축 멤버였다. 하지만 이임생은 대회 도중 부상으로 이경춘으로 교체됐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는 김도훈, 김상식, 홍명보가 선택 받았지만 홍명보의 부상 회복이 더뎌 강철로 바뀌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유상철, 정경호)와 2008년 베이징 대회(김동진, 김정우)에서는 2명만 합류했다.

와일드카드로 별 재미를 못 보던 한국축구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골키퍼 정성룡과 수비수 김창수, 공격수 박주영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한국축구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내는데 큰 힘을 보탰다. 당시 정성룡과 김창수는 영국과 8강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김창수는 이후 경기 출전을 하지 못했지만 정성룡은 일본과 3~4위전에 나서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특히 병역 논란이 불거졌던 박주영은 4강전까지 한 골에 그치며 부진했으나 메달이 걸렸던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올림픽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장현수, 석현준, 손흥민이 합류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올림픽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2승1무로 주요 국제대회를 통틀어 조별리그 최고의 성적을 거뒀으나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이젠 2020 도쿄올림픽이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이자 통산 11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22일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대회 1차전을 치르고, 25일 루마니아(가시마 스타디움), 28일 온두라스(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와 차례로 맞붙는다.

김학범호는 동메달을 뛰어 넘는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린다. 그 도전의 중심에 와일드카드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대회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와일드카드로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던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와 유럽 무대에서 돌아온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삼성), 그리고 김민재 대신 합류한 박지수(김천 상무)로 구성됐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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