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무대 앞둔 ‘스마일 퀸’ 김하늘, “웃으면서 마지막 홀아웃하고 싶어” [인터뷰]

입력 2021-11-09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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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마일 퀸’ 김하늘(33)이 12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CC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2021(총상금 10억 원)을 통해 15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다.

2007년 신인왕 출신으로 2011~2012년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하는 등 KL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김하늘은 2015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해 통산 6승을 수확했다. 지난 10월 노부타그룹 마스터즈GC 레이디스 대회를 통해 7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한 그는 값진 추억을 간직한 KLPGA 투어에서 고별 무대를 치른다. 빼어난 기량과 함께 언제나 밝은 얼굴로 필드에 서 ‘스마일 퀸’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김하늘과 8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과 일본에서 15년 간 정규투어에서 뛰었다. ‘프로골퍼 김하늘’을 돌아본다면.

“나는 순탄하게 투어 생활을 한 선수는 아니었다. 선수로서 ‘업다운’도 적지 않았고. 하지만 매 순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아쉬움이나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10월에 일본에서 은퇴 경기를 갖긴 했지만, 이제 정말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있다.

“일본에서 마지막 경기를 뛸 때도 대회장 가기 전까지는 사실 은퇴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경기를 마치니 눈물이 많이 나더라.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지금 KLPGA 투어 선수들 중에는 사실 나와 같이 투어 생활을 한 선수들이 몇 명 없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은 담담한 편이다. 일본에서 많이 울었으니,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홀 아웃 할 때는 웃으면서 하고 싶다.”

김하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지막 무대를 국내에서 뛰는 후배 선수들과 함께 하게 됐다.

“지난 해 친구인 (박)인비가 주최한 대회(8월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국내 후배들과 함께 플레이했는데, KLPGA에서 뛰는 후배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실력도 너무 좋고, 멘탈도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았다. 앞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를 이끌어갈 후배들을 보면서 많이 뿌듯하기도 했고, ‘이제 나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웃음).”


-박인비 신지애 이보미 등 1988년생 동갑내기 스타 중 가장 먼저 은퇴한다.

“며칠 전에 V157 모임을 함께하는 인비, (최)나연, (이)정은5, (유)소연이가 은퇴 파티를 열어줬다. 일본에서 눈물을 다 쏟고 와서 그런지 더 이상 눈물은 안 나더라. 웃으면서 너무 좋은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이 ‘고생했다. 남들은 벌써 은퇴하냐고 아쉽다고 하겠지만 우리는 너의 마음을 잘 아니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고마웠다. 그러면서 ‘그래도 힘들었을텐데, 어떻게 은퇴 결정을 했느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더 이상 이 무대에서 즐길 자신이 없고, 버티는 게 힘들어 부모님과 상의해서 결정했다’고 이야기해줬다. 사실 최근 2년 동안 힘들었는데, V157 친구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V157은 김하늘을 비롯해 박인비 신지애 이보미 최나연 이정은5 유소연 등 ‘절친’ 7명의 모임이다)

김하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통산 14승을 거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이 있다면?

“맨 처음 우승했던 대회(2008년 5월 휘닉스파크 클래식)가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하늘이란 골프 선수를 처음 대중에게 알려준 대회였기도 했고. 사실 14번 우승 모두 하나하나 생생하게, 어떻게 우승했는지, 어떤 날에 어떤 옷을 입고했는지 다 기억이 난다. 그만큼 소중한 추억인데, 그 중에서도 첫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5년 투어 생활 중 가장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있다면?

“2014년 (9월) KDB대우증권 클래식 대회였다. 경기 전까지 그 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4번해서 참 힘들 때였다. 마침 미국에서 뛰고 있던 (최)나연이가 스폰서 대회이고 해서 들어와 함께 출전했는데, 그 때 나연이도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을 때였다. 친구인 나연이와 함께 대회 전에 우리 둘 중 한 명이 꼭 우승하자고 약속했는데, 내가 연장에 가서 (전)인지에게 지고 말았다. 페어웨이에서 친 세컨 샷에서 실수가 나와서…. 지고 들어왔는데 (최)나연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더라. 둘이 끌어안고 얼마나 펑펑 울었던지…. 너무 힘들었지만 그 대회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사실 너무 많다. 그동안 가르쳐 주신 코치님, 그리고 스폰서 분들께도 감사드리고. 어려움을 같이 나눠 준 친구들도 그렇다. 그래도 가장 감사드릴 분들은 아무래도 부모님(아버지 김종현 씨, 어머니 고복례 씨)이시다. 모든 골프 선수들이 은퇴할 때 이렇게 주목받고 인터뷰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이런 기쁨도 모두 부모님 희생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드릴 뿐이다.”

김하늘. 사진제공 | 리한스포츠



-팬들에게 제2의 인생을 응원해달라고 했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팬들과 만날 생각인지.

“얼마 전 유튜브(채널명 ‘김하늘 HANEUL’)을 시작했다. 골프 선수 김하늘이 아닌 사람 김하늘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분간 주로 그런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나머지 인생에 대해서는 앞으로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22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프클럽을 잡았다. 김하늘에게 골프란?


“지금까지 나를 열정적으로 살게 해 준 좋은 친구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마디 한다면?

“사실 내가 보잘 것 없을 때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이 계시다. 그 분들 덕분에 코스에서 웃으면서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감사할 뿐이다. 내가 표현에 서툰 사람이라 그동안 반갑고 감사하다는 말을 더 했어야 하는데…. 그런 표현에 미숙했던 것 같아 너무너무 아쉽다. 마지막 대회 때도 (코로나19로) 팬 없이 치러야 한다는 게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그동안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너무 감사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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