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라던 우리카드는 왜 최하위로 처졌나? [V리그]

입력 2021-11-09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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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OVO

이번 시즌 V리그 초반 남자부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시즌 5위로 봄 배구에서 탈락했던 한국전력이 4승2패(승점 12)로 1라운드를 1위로 마쳤다. 한국전력이 1라운드를 선두로 마무리한 것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선수의 부상 공백을 걱정했던 현대캐피탈도 한국전력과 같은 승점에 세트 득실률에서 뒤진 2위에 올랐다.

반면 우리카드는 최하위로 처졌다. 단 1승만 거둔 채 승점 5를 기록하며 7위다.

개막을 앞둔 전망과는 정반대다. 지난 시즌 알렉스-나경복 쌍포를 앞세워 정규 시즌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나란히 준우승을 거둔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우승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개인사 문제로 빠지는 등 전력 누수가 있는데 반해 우리카드는 핵심 전력이 모두 남아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게다가 4시즌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신영철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져 상당수 전문가들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8월 KOVO컵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예열도 마쳤다.

하지만 시즌 첫 경기부터 삐끗했다. 대한항공과 원정 개막전에서 1-3으로 패했다. 2차전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도 풀 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지더니 현대캐피탈에도 1-3으로 덜미를 잡혔다. 충격적인 3연패였다. 한국전력을 상대로 3-0 완승을 따내며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후 삼성화재(2-3 패) KB손해보험(0-3 패)에 잇따라 무너졌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사진제공 | KOVO


기록으로 보면 나쁘지는 않다. 팀 득점(2위) 공격종합(4위) 서브(3위) 블로킹(3위) 등에서 선방하고 있다. 또 알렉스가 득점 2위(146점), 공격 7위(51.05%), 나경복은 득점 8위(95점), 공격 10위(47.88%)를 기록했다. 하지만 승부에서 약했다. 신영철 감독은 최근 “모든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됐다. 매 경기 집중해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승부처에서의 약점이다. 김상우 KBSN 배구해설위원은 “결정적인 순간에 점수를 잡아내는 힘이 약하다. 또 승부처에서는 외국인이 책임을 져줄 수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전 세터 하승우는 물론이고 센터 쪽도 불안한 모습을 자주 드러냈다. 김 위원은 “아직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다. 어설픈 범실들이 자주 나온다”고 꼬집었다.

물론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에도 1라운드는 불안했다. 2승4패 승점 8로 5위에 처졌다가 이후 상승세를 탄 ‘슬로 스타터’였다. 아직 경기가 많아 남았다. 김 위원은 “우선 불안한 생각을 지워야한다. 또 우승 후보라는 생각보다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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