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선수로 데뷔 첫 PS’ 두산 곽빈의 반전과 반성

입력 2021-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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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곽빈(22)은 2021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팀의 핵심전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8년 신인 1차지명으로 입단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2019~2020시즌 단 한 차례도 1군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시속 150㎞대의 구위를 회복하며 기대를 키웠지만,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더 컸다. 올 시즌 1군 21경기의 성적도 4승7패, 평균자책점(ERA) 4.10으로 큰 경기를 믿고 맡기기에는 다소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곽빈은 해냈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두산의 포스트시즌(PS) 11경기 중 4게임에 선발로 나섰다. 특히 WC 결정전과 KS에선 1차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았다. 플레이오프(PO)까지 외국인투수를 활용하지 못한 팀 사정도 작용했지만, 가을야구 경험이 전무한 곽빈을 향한 시선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다.

그 우려를 지웠다. 허리 통증 탓에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결과를 만들어냈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한다”던 김태형 두산 감독도 그의 투구를 극찬했다. 올해 PS 4경기의 성적은 2패, ERA 4.39로 크게 두드러지진 않지만, WC 결정 1차전(4.2이닝 1실점)과 KS 1차전(5이닝 1실점)의 호투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두산 곽빈. 스포츠동아DB


곽빈은 “평생 야구를 하면서 이런 기회가 다신 안 올 수도 있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 했다”며 “배영수 코치님께서도 ‘이런 자리는 쉽게 오지 않는다.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늘 하던 대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깨달음을 얻었다. 목소리에 진심이 느껴졌다. 곽빈은 “가을야구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정규시즌을 치렀다면 좀더 결과가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가을야구에선 오히려 강한 상대들과 만나서 편했다. 내 공만 편안하게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내내 곽빈을 두고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큰 무대에서 곽빈은 깨달음을 얻었다. 팬들에게 이름을 확실히 각인한 그의 시선은 벌써 2022시즌을 향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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