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글쓰던 21년차 배우에서 ‘흥행 감독’으로

입력 2021-11-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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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바짝 밀고 “잘하고 싶다”는 의지로 영화 ‘장르만 로맨스’ 촬영현장을 연출자로서 지휘한 조은지 감독(왼쪽 사진)과 영화 ‘장르만 로맨스’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조은지 첫 장편영화 ‘장르만 로맨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수차례 각색 참여 ‘오랜 경험’ 결실
영화 ‘장르만 로맨스’가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연출자 조은지 감독에 대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2000년 데뷔한 21년 차 배우이면서 이번 작품으로 장편영화 감독에 데뷔한 그의 오랜 노력과 고민이 결실을 맺은 것이어서 향후 빚어낼 또 다른 성과에도 기대가 쏠린다.

‘배우’ 조은지는 2000년 임상수 감독의 영화 ‘눈물’로 데뷔했다.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내는 10대들의 꿈과 좌절을 그린 작품은 그를 비롯해 봉태규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송종국의 전 부인 박연수 등 ‘생짜’ 신인을 기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이후 ‘아프리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표적’ ‘카센터’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약해왔다.

스무 살의 문턱을 카메라 앞에서 넘은 그를 영화 연출의 길로 안내한 것은 글이었다. 20대 중반 “연기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였다. 시나리오나 일기처럼 썼던 글 가운데 이별에 관한 이야기가 2016년 단편영화 연출작 ‘2박3일’로 이어져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수상도 했다. 이후로도 연기활동을 펼치면서 연출의 끈을 놓지 않다 2019년 부은주·송예진 감독과 함께 옴니버스 영화 ‘오늘, 우리’에 참여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이정현·양동근 등이 주연한 코미디영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의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본격적인 장편 상업영화의 길에 들어선 셈이다.

‘장르만 로맨스’도 각색 작업에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출연 제안인 줄 알았다”는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연출 제의에)고민하다 각색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각색본을 본 제작진과 뜻이 맞았고, 결국 머리카락을 싹 밀어버린 삭발의 다짐으로 현장 모니터 앞에 앉았다.

그는 시사회장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또 오랜 고민과 영화에 대한 열정 끝에 흘린 눈물은 21일 현재까지 전국 누적 33만1000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영화를 올려놓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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