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사 도베르만’ 오연수 “오연수를 지우는게 매 순간의 행복이죠” [인터뷰]

입력 2022-04-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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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종영한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강렬한 악역을 선보인 배우 오연수가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8년 공백 깨고 악녀 열연한 ‘엄마’ 오연수

종영한 ‘군검사 도베르만’서 여사단장역
난생처음 악역…수없이 망설였죠
입대한 큰아들은 군 생활 조언도
엄마가 되고서야 찾은 연기 재미
촬영장 가는 길, 언제나 즐거워요
“지난 8년은 오롯이 ‘엄마’로서의 행복을 누렸죠.”

배우 오연수(51). 가수 겸 배우 손지창의 아내로도 유명하다. 그 이전에 두 아들의 엄마다. 26일 종영한 tvN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그의 모습이 유독 반가웠던 이유는 8년 만의 연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다.

오연수는 2014년 MBC ‘트라이앵글’을 끝으로 25년간 누빈 안방극장을 떠나 두 아들의 미국 유학길을 따라갔다. “뒤늦게라도 엄마로서 ‘올인’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밀려드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출연제의도 포기했다. 그러나 “후회도 없고,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긴 공백을 끝낸 이유도 다름 아닌 “두 아들”이다. 올해 각각 23세와 21세가 된 아들이 “더 이상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싶어 마음 놓고 다시 대본을 들었다. ‘아들 바보’가 따로 없다. 그는 “내가 봐도 못 말린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들이 용기 북돋아 줘”

2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화사한 노란빛 원피스를 차려입었다. 극중 육군 최초 여자 사단장 역을 연기하는 내내 군복만 입은 탓에 “오늘만은 한껏 꾸미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력을 위해 남의 다리를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잘라내는 사이코패스였어요. 난생처음 해보는 악역이어서 수없이 망설임 끝에 용기를 냈죠. 마침 큰아들이 입대했을 때라 군 소재에 관심이 갔죠. 아들이 ‘엄마가 투스타 사령관 역할이라고?’하면서 껄껄 웃다가도 군대 얘기를 해주면서 독려해줬어요.”

8년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하는 만큼 “매 순간 신인의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첫 촬영 날, 배우들과 스태프들 앞에서 고개를 꾸벅 숙이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외쳤어요. 남편은 일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제 결정을 존중해줘요.”


●“연기의 재미 뒤늦게 찾았죠”


데뷔 이후 33년 중 ‘황금기’를 “30대”로 콕 집었다. 1998년 손지창과 결혼한 후 이듬해와 2003년 두 아들을 낳으며 “인생이 달라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18세에 데뷔해 20대 내내 돈을 벌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어요. 하나도 즐겁지 않았죠. 그러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연기의 재미를 찾았어요. 50대가 된 지금 오히려 연기가 어려워요. 어딜 가도 ‘최고참 선배’가 되니까 ‘더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커져요.”

그래도 “촬영 현장에 가는 것은 여전히 즐겁다”고 돌이켰다. 이제는 기회가 닿는 대로 드라마와 영화에 계속 출연할 생각이다.

“저만의 기준이 있어요. 스스로 ‘잘할 수 있어?’ 물었을 때 ‘응’이란 답이 돌아와야 해요. ‘연기 못 한다’는 말은 절대 안 듣고 싶어요. 저의 한계까지 최대한 노력할 거예요. 오연수를 지워내고, 제가 맡은 캐릭터로 불리는 게 목표예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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