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 정리한 SSG 필승라인, 김택형-서진용의 가치

입력 2022-06-12 2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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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택형(왼쪽), 서진용. 스포츠동아DB

당초 SSG 랜더스의 12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 선발투수는 에이스 김광현(34)이었다. 그러나 김원형 SSG 감독은 한 장의 잎사귀와 나무에 사로잡히지 않고 숲을 보는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등판했던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휴식을 취하도록 배려했다. 또 다른 선발투수 이반 노바까지 부상으로 이탈해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계획을 바꾸지 않았다.

이에 따라 12일 선발투수로 낙점된 이는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2순위의 우완투수 전영준(20)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전영준이 3이닝만 버텨주면 계획대로 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영준은 2.1이닝 동안 3안타 2사사구 4삼진 2실점으로 최소한의 몫을 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7-4로 앞선 3회말 타선이 5점을 뽑아 12-4까지 격차를 벌린 터라 한결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불펜이 흔들리면서 5회부터 7회까지 6점을 허용했다. 최민준(2.1이닝), 장지훈(0.1이닝), 고효준(0.2이닝)이 2점씩 허용하면서 경기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에이스의 대체자가 나선 경기였지만, 8점차 리드를 안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SSG는 13-10의 리드를 안고 8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셋업맨 김택형(26)과 마무리투수 서진용(28)이 남아있었기에 그나마 걱정이 덜했다. 김택형은 전완근 부상으로 5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전까지 15세이브를 올린 마무리투수였다. 7일 복귀 후에는 셋업맨으로 나서며 이전과 변함없는 구위를 뽐냈다. 서진용은 김택형이 이탈한 뒤 뒷문을 지킨 6경기에서 4세이브(1패)를 따내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김택형이 돌아온 뒤에도 계속해서 뒷문을 지키는 이유다.

이날도 둘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8회초 등판한 김택형은 정은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권광민, 김인환, 이진영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최고구속 147㎞의 직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2사 3루 위기도 막아냈다. 시즌 첫 홀드로 기쁨을 더했다.

11일 4-2의 리드를 지켜냈던 서진용도 이날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대타 최재훈의 느린 땅볼이 2루수 방면 내야안타가 되는 불운 속에 2안타 2볼넷으로 1실점했지만, 2사 만루 위기에서 정은원을 1루수 땅볼로 잡고 13-11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SSG는 정상적인 선발진 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편안한 휴식일을 보낼 수 있게 됐다. 한화의 상승기류를 차단한 김택형-서진용의 공이 결코 작지 않았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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