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할 수 있어” 함께 만든 숫자 0.91, 자신감 외친 두산 이영하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2-06-22 1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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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스포츠동아DB

“결과가 좋게 나오니까 스스로도 ‘다시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돼요.”


두산 베어스 이영하(25)는 최근 3연속경기 선발승을 거뒀다. 이 기간 연속경기 5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투구로 선발투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평균자책점(ERA)도 2.41(18.2이닝 5자책점)로 낮다. 6월 첫 등판이었던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6실점 5자책)과 비교하면 안정감이 더욱 돋보인다.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7이닝 10삼진 무4사구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4사구를 1개도 내주지 않은 것은 2020년 6월 1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2년여 만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가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다. 앞선 두 달간은 1.71(10경기·51이닝)로 높았다. 그 중 ERA 2.52로 반등 조짐을 보이던 5월에도 WHIP는 1.64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했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선 0.91로 낮췄다. 표본 차는 있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권명철 두산 투수코치가 재기를 도왔다. 권 코치는 이영하를 오랜 시간 지켜봤다.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2018년(10승3패2홀드·ERA 5.28)부터 커리어하이를 작성한 2019년(17승4패·ERA 3.64) 등 함께한 시간이 길다. 이영하는 “코치님께선 나를 쭉 봐오신 만큼 내 투구 폼이나 투구 스타일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알아챈다”고 말했다.

스포츠동아DB


투구동작을 미세하게 교정한 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 이영하는 권 코치의 지도 후 닫혀 있던 디딤발을 바깥쪽으로 살짝 열어 디디며 던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스트라이크존 좌우 공간에 슬라이더를 활용하기가 수월해졌다. 21일에는 4회말 우타자 하재훈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하기도 했다. 이영하는 “주무기의 힘이 살아나니 던지기 훨씬 편해졌다. 내가 원래 던지던 느낌이다. 그동안 이 느낌이 나지 않아 답답해했지만,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포수 박세혁의 역할도 컸다. 박세혁은 이영하와 오랜 시간 배터리를 이뤘다. 함께한 시간이 쌓이면서 의견조율도 잘 된다. 이영하는 “내가 동생이지만, (박)세혁이형에게 요구사항이 많다. 그래도 형은 기분 나빠하지 않고 항상 다 받아준다”며 “내가 잘할 때도 형과 함께였다. 내 장점도 가장 잘 알고 있다. 요즘은 형과 더 재미있게 던지고 있다”며 웃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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