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홍명보 감독
지난해 10월 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에서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흐를 때까지 0-1로 뒤졌다. 직전 3년간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만큼 불안감이 커져가는 순간 마틴 아담의 연속골로 극적인 2-1 승리를 따냈다. 기세를 몰아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고 꿈에 그리던 K리그1 트로피를 들었다.
4일 울산의 현대스포츠클럽하우스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홍 감독은 “2022년 울산의 베스트 경기였다”며 “그렇게 패배로 끝났다면 불안감이 몰려왔겠지만, 그날로 (우승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2022시즌을 정상에서 마친 뒤 휴식기를 보낸 홍 감독은 “우승을 한 후 마음을 편안히 먹고 잘 보냈다”고 밝혔다.
이제 2023시즌 준비다. 지난달 1~16일 마무리훈련을 소화한 뒤 휴가를 보낸 울산 선수단은 3일 클럽하우스에 다시 소집됐다. 선수단 구성은 벌써 완성 단계에 왔고, 외국인선수들도 4일 모두 합류하는 등 어느 해보다 순조롭다. 홍 감독은 “작년에는 초반부터 선수들이 이탈하며 어수선했는데, 올해는 훨씬 더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며 “부임 3년차를 기대하고 있다. 우승 멤버들의 유출이 많지 않아서 팀의 방향성을 선수들이 이해하는 시간도 짧아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울산 현대
홍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 4강~2012런던올림픽 동메달~2022시즌 K리그 우승으로 이어진 ‘홍명보의 10년 주기설’을 이제 1년 단위로 줄이겠다는 의지다. “이제 1년 주기로 징크스를 깰 것이다. 작년에는 우승이 간절했기 때문에 그런 가설의 힘을 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이제는 우리가 얼마나 정확하고,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올해도 잘 준비해서 우승이란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과거와 달리 정상을 지키는 입장에 선 홍 감독은 올해 키워드를 ‘레벨 업’으로 꼽았다. “지난해에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보고 모든 선수들이 헌신했는데 이제 우리는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며 “어떤 형태의 목표든 울산이 K리그에서 가장 좋은 축구, 가장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주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울산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