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왼쪽부터). 사진출처 |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홈페이지
신태용 감독(53)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박항서 감독(66)의 베트남은 6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준결승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양 팀 모두 골을 뽑진 못했지만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9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2차전의 기대감을 높였다.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박 감독과 신 감독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1차전 직후 둘이 악수도 나누지 않은 모습은 결과만큼이나 큰 관심을 모았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인도네시아가 강해지긴 했지만, 베트남이 더 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은 “베트남이 강한데 왜 0-0으로 비겼나. 누구든 자기 팀이 강하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이제 인도네시아는 예전의 인도네시아가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두 사람은 신경전을 펼쳤음에도 한국인 감독들의 선전에는 뿌듯함을 드러냈다. 2차전을 하루 앞둔 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과 신 감독은 입을 모아 “한국인 감독들이 동남아축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상당히 뿌듯하다”고 밝혔다.
김판곤 감독(54)의 말레이시아는 결승행에 한 발 다가섰다. 7일 콸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준결승 홈 1차전에서 전반 11분 터진 파이살 할림의 결승골을 앞세워 동남아의 강자 태국을 1-0으로 격파했다. 김 감독이 “1-0 스코어가 충분하지 않다. 3-0으로 승리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고 말할 정도로 훌륭한 모습이었다.
말레이시아는 10일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원정 2차전을 펼친다. 1골의 리드를 안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꺾이지 않은 투쟁심이 자랑스럽다”면서도 “태국은 굉장히 강하고 까다로운 팀이다. 2차전을 잘 준비해야 한다”며 결승 진출 의지를 다졌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