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감독이 ‘전북 맨’ 아마노에게, “넌 가장 나쁜 日선수” [현장 인터뷰]

입력 2023-01-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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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울산 현대

K리그1(1부) 챔피언 울산 현대는 겨울이적시장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우승에 앞장선 아마노 준(32·일본)이 이적한 탓이다. 그것도 평범한 팀이 아닌 가장 껄끄러운 이웃인 전북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으니 충격이 배가됐다.

11일 울산 동구의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를 한 홍명보 울산 감독(54)의 여유롭던 미소는 아마노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금세 사라졌다. “지금껏 만난 일본선수 중 가장 나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노가 가득했다.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뛰다 지난 시즌 울산으로 임대된 아마노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9골·1도움을 올리며 팀이 17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K리그에 남으면 계속 동행할 것으로 믿었으나, 아마노는 재임대 형태로 전북에 입단했다.

홍 감독은 작심한 듯했다. “임대 연장 등을 우리도 생각했고, 처음 미팅할 때도 아무런 기색이 없었는데, 막상 협상을 시작하자 전북 이적을 결정했다. 내게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해놓고 돈 때문에 전북에 갔다”던 홍 감독은 “내가 겪은 일본선수들 중 최악이다. 처음부터 솔직했다면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울산과 우리 팬들을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더욱 날을 세웠다.

그런데 울산 출신으로 전북으로 향한 선수는 아마노뿐이 아니다. 2021시즌 울산에서 맹활약한 뒤 헤르타 베를린(독일)으로 떠났던 이동준(26)이 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오면서 울산 대신 전북을 택했다. 다만 이동준은 애초 울산이 붙잡지 않았다. 전북만이 유일하게 손을 내밀었으니 아마노와는 상황이 다르다.

전북 현대에 입단한 아마노 준. 사진제공 | 전북 현대


“(이)동준이의 전북 이적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아마노는 거짓말까지 하고 전북에 갔다. 우승 기여도가 있어 협상 여지가 있지만 고려하지 않았다”던 홍 감독은 “우리 팀 일본 코치(이케다 세이고)도 굉장히 불쾌해했다. 물론 아마노가 없다고 팀 전력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의 격앙된 반응은 단지 아마노에 대한 미움 때문만은 아니다. 세상 어디에서나 돈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결국 선수단 내부를 단단히 결속시키는 한편 비슷하게 이뤄질 수도 있는 전력 이탈을 막기 위한 사전포석일 수 있다. 실제로 K리그 선수들에게 환경과 처우가 좋은 전북은 가장 매력적인 행선지로 통한다. 아마노는 국내선수가 아닌 외국인선수이기에 좀더 수월하게 현실적 결정을 했을지도 모른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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