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 롯데에게” 배성근다운 작별, 은퇴 순간에도 동료 위해 기부 결심 [스토리 베이스볼]

입력 2023-02-01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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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배성근. 스포츠동아DB

“큰 금액은 아니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31일 배성근(28)의 은퇴를 공식화했다. 배성근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40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향후 롯데의 차기 주전 유격수로 클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2020시즌에 앞서 배성근을 시카고 컵스 유망주 캠프에도 보냈다. 2021시즌에는 개인통산 가장 많은 78경기에 나서 가능성을 꽃피웠지만, 수비력만큼 뛰어나진 못한 공격력이 못내 아쉬웠다. 배성근은 지난해 야수에서 투수로 변신, 프로생활 마지막 도전에 나섰지만 오랜 고민 끝에 인생 2막을 열기로 했다.

은퇴 발표 직후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배성근은 “지난해 퓨처스(2군)팀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다. 20대 후반이 되는 시점이다 보니 자연스레 미래를 고민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일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고민한 듯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게 자이언츠의 유격수는 꿈이자 자부심이었다. 어떻게든 목표를 이루려 노력을 기울였지만, 내가 부족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성근은 퓨처스 선수단에 1000만 원 상당의 기부를 할 예정이다. 평소 길 잃은 강아지를 주인에게 찾아주거나 유기견 관련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은퇴 순간에도 온기를 전한 것이다. 배성근은 “내 가족인 롯데와 퓨처스 선수들을 위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방망이나 장비를 마음껏 사 쓸 수 없던 경험이 떠올라 기부를 결심했다”고 얘기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비록 더 이상 롯데 선수로 뛰지 않지만, 떠나는 상황에도 후배들을 생각하는 배성근 선수의 마음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고마워했다.

배성근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야구와 관련된 분야는 아니다. 야구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렘이 있다”며 “9년간 부산에서 행복하게 야구했다. 팬들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결혼과 동시에 은퇴를 결심했는데도 나를 믿고 지지해준 아내에게도 고맙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롯데와 함께하겠다”는 인사말을 남겼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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