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다 내려놓았다…이명기의 백의종군 “연봉은 내가 잘해서 올리면 된다, 반등 자신!” [인터뷰]

입력 2023-02-1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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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명기.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이명기(36·한화 이글스)는 2022시즌을 마친 뒤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그 권리를 행사했다. 그러나 인적 보상이 필요 없는 C등급임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원 소속팀 NC 다이노스도 그에게 손을 뻗지 않았다. 13일까지도 팀 동료였던 권희동을 비롯해 정찬헌,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와 함께 미계약 FA로 남아있었다. 이 때 한화가 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14일 NC와 1년 최대 1억 원(연봉·인센티브 각 5000만 원)에 계약한 뒤 사인&트레이드 형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보장 연봉이 지난 시즌(1억7500만 원)의 28.6%에 불과했지만, 이것저것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선수생명 연장과 명예회복이라는 2가지만 가슴에 새겼다. 이날 오후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그는 “어렵게 계약이 됐다. 손을 내밀어준 한화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야구할 곳을 찾는 게 최우선이었다. 이명기는 “금액보다는 빠르게 계약하고 올해 잘하는 게 중요했다. 더 상할 자존심도 없었다”며 “2월부터는 자존심의 영역이 아닌, 운동을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명기는 통산 1019경기에서 타율 0.307(3577타수 1097안타), 28홈런, 321타점, 107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2015년(0.315), 2017년(0.332), 2018년(0.302), 2020년(0.306) 등 4차례 규정타석 3할 타율을 작성했다. 지난해 94경기에선 타율 0.260, 23타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여전히 타격에는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연봉은 내가 잘해서 올리면 된다. FA도 내가 선택한 길인데 선택받지 못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 충분히 반등할 자신이 있다. 실력으로 입증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명기는 15일 오전 한화의 퓨처스(2군)팀 전지훈련지인 일본 고치로 떠났다. 비시즌 내내 체력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만큼 현지에선 기술훈련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10년 이상 1군에서 뛰며 항상 경쟁해왔다. 캠프지에 도착한 순간부터 또 경쟁이다. 꾸준히 체력훈련을 해왔으니 캠프지에선 기술훈련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화는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많은, 가능성이 큰 팀”이라고 새 출발을 기대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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