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진 | 뉴시스
4월, 마일리지 공제율 ‘거리별’로 개편
원희룡 “마일리지의 가치 대폭 삭감”
최근 개편 발표 이후 ‘개악’이라며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은 대한항공 마일리지 운영에 대해 이례적으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개 비판했다.원희룡 “마일리지의 가치 대폭 삭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4월부터 개편하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운영에 대해 “빛 좋은 개살구”라고 강한 어조로 성토했다. 원 장관은 “이번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려운데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고 덧붙였다. 특히 원 장관은 “항공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개편안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혀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국토부가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4월부터 마일리지 제도의 공제율을 기존 ‘지역별’이 아닌 ‘거리별’로 세분화하는 개편 정책을 발표했다. 새 마일리지 개편에 따르면 단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공제비율이 축소되는 반면, 미주나 유럽 같은 장거리 노선은 기존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를 공제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마일리지 운영 정책 변경에 대해 “2019년 보너스 항공권 이용 고객 24%만 장거리 노선을 이용했다”며 “이번 개편안을 통해 중단거리 공제 마일리지가 다수 인하되어 대다수의 회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대한항공 마일리지 정책을 비판한 페이스북 글. 원희룡 국토부 장관 SNS 캡처
하지만 항공사의 설명과 달리 각종 여행 관련 커뮤니티나 사이트 게시판에서는 이번 마일리지 개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중·단거리 지역 요금이 훨씬 저렴하고 시간대가 다양한 저비용항공사(LCC)가 취항하는 곳의 공제율은 낮추고, 이들 LCC가 취항하지 못하는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공제율을 높인 것은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원 장관은 이와 관련해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고, 사용 수요에 부응하는 노선과 좌석도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