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신임 감독. 스포츠동아DB

클린스만 신임 감독. 스포츠동아DB


솔직했다. 또 여유가 있었다. ‘아픈 과거’를 찔렀을 때도 미소를 보였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반론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9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회견에서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예민한 쟁점을 피하지 않았다. 과거 독일대표팀을 이끌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가족이 거주하는 미국에서 주로 머물러 ‘재택근무’ 논란을 빚었는데, 이날은 “당연히 한국에 머물 것이다.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할 기회가 생겨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헤르타 베를린(독일)을 3개월 정도 이끌다가 개인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이별을 알리는 비상식적 태도로 지탄 받은 과거에 대해선 “실수였다. 많이 배웠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다만 명쾌한 내용은 많지 않았다. 당장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최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북중미 3개국(캐나다·미국·멕시코)이 공동 개최할 2026년 월드컵 4강을 이야기하면서 구체적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1-0 대신 4-3 승리에 무게를 둔 공격축구의 철학을 현실에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해선 “감독으로서 선수에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핵심에서 다소 벗어난 이야기를 했고,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선수들의 활용법,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축구에 대한 평가 등에서도 소통과 대화 등을 언급하는 등 속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화법은 과거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과 달랐다. 당시 벤투 감독은 조심스럽긴 하나 뚜렷한 힌트를 줬다. “공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며 기회를 많이 창출하는 축구를 하겠다. 언제 어떻게 수비를 할지, 또 어떤 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며 공격을 주도할지 고민하겠다. 끊임없이 뛰며 우리의 정체성을 갖는 팀이 될 것이다.”

각자 스타일에서 빚어진 차이일 수는 있겠으나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검증이란 기본 시스템이 아닌, 다른 형태로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이기에 확실한 믿음을 얻으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