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로 시작한 흥국생명, 마지막 순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15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화성 IBK기업은행과 인천 흥국생명의 여자부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후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흥국생명에 붙어있던 물음표는 일찌감치 사라졌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는 순간에는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15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챔피언결정전으로 직행했다. 26승9패, 승점 79를 쌓아 19일 2위 현대건설과 최종전에서 패하더라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2021~2022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의 부활을 예상한 이는 많았지만, 정규리그 1위까지 차지할 것이란 전망은 없었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도 현대건설은 개막 15연승을 달리는 등 여전한 위용을 뽐냈고, 올해 초 흥국생명은 권순찬 전 감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물러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시련을 딛고 가장 높은 곳에서 정규리그를 마친 순간 흥국생명에는 느낌표만 있었다. 과정을 공유해온 선수들은 정규리그 1위를 확신하고 있었다. 팀의 맏언니 김해란은 기업은행전을 마친 뒤 “우리가 2위로 한참 뒤처져 있을 때 현대건설 황민경에게 ‘마지막에 웃는 건 우리일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사령탑 공백 속에서도 동요 없이 대역전을 이룬 원동력이었다.

그 확신은 선수들만 느낀 게 아니었다. 부임한지 한달도 안 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탈리아)은 “한국에 올 때부터 정규리그 1위를 예상했다”며 “김대경 코치가 좋은 역할을 하면서 이미 높은 위치에 있었다. 내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5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2022-2023 도드람 V리그‘ 화성 IBK기업은행과 인천 흥국생명의 여자부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 원정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화성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평일 저녁임에도 화성을 찾은 흥국생명 팬들도 승리를 예감했다. 원정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경기 내내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정규리그 1위 확정 순간을 함께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며 여러 국가를 다녀봤는데 한국 팬들이 가장 놀랍다. 많은 경기를 함께하지 않았는데도 뜨거운 축하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의 시선은 이제 챔프전 우승으로 향한다. 통산 5번째 챔프전 우승, 4번째 통합우승을 향한 레이스에도 확신이 가득하다. 김연경은 “힘든 일이 많았음에도 함께 이겨내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뿌듯하다”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시간적 여유가 생겼는데,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