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556’ 역대 가장 좋은 실전 점검, 또 한번의 비상 준비하는 이정후

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사전 점검한 컨디션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5)는 2023시즌을 앞두고 타격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도전에 나섰다. 2017년부터 지켜온 타격폼을 수정해 새 시즌을 치르기로 마음먹었다.

이정후는 KBO리그 역대 개인통산 타율 1위에 올라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시즌 동안 타율 0.342를 기록했다. 소화한 타석은 무려 3560타석. 적지 않은 타석에 들어서며 자기만의 확실한 결과물을 만들었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변화를 택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빠른 볼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좀더 간결한 스윙을 몸에 익히기로 결정했고, 이를 비시즌 동안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첫 실전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정후는 새 타격폼으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강한 투수들을 상대한 일본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대회를 앞두고 “바뀐 타격폼을 실전에서 많이 쓰지 못하고 WBC에 곧바로 출전해 불안한 감은 있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첫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했다.

키움 이정후.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WBC 1라운드 탈락으로 아쉬움을 가득 안고 귀국한 뒤 치르고 있는 시범경기에서도 쾌조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16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곧장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18~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2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안타를 생산해 4연속경기 안타행진을 펼쳤다.

21일 NC전에선 침묵했지만,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 5게임에서 타율 0.556(9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으로 2017년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기록을 남긴 것은 데뷔해인 2017시즌이었다. 당시 12경기에서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 9득점을 마크했다. 홈런은 없었다.

이정후는 새로운 타격폼을 점점 더 자신의 몸에 익혀가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끌어올리고 있는 컨디셔닝도 양호하다. 데뷔 이래 가장 큰 변화로 불안감을 안은 채 시작할 시즌이지만, 이정후는 또다시 자신의 능력으로 이를 이겨내고 있다. ‘타격천재’는 또 한 번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