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오빠의 대표작 될거야’…아내 김은희 작가 든든” [인터뷰]

장항준 감독이 영화 ‘리바운드’ 촬영 내내 “아내 김은희 작가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제공｜미디어랩시소

6년만에 신작 낸 영화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과 주연 안재홍

제작 위기 딛고 4년만에 완성 감격
순한 맛? 가슴 뛰게 하는 핫한 맛
묘한 매력의 안재홍, 주연에 딱
RM 시사회 초대, 덕 좀 보려고요

장항준(53) 감독과 배우 안재홍(37)이 봄 극장가를 겨냥한 ‘흥행 리바운드’를 시작한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최약체로 평가됐던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가 이룬 기적을 그대로 담아 5일 개봉하는 영화 ‘리바운드’를 통해서다. 이번 영화는 장 감독이 2017년 ‘기억의 밤’ 이후 6년 만의 연출작으로 그동안 투자가 무산되는 등 여러 위기를 겪은, “감개무량한 신작”이다. 그런 영화의 주인공으로 안재홍을 자신 있게 내세운 이유는 “묘한 맛이 있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극중 안재홍은 오합지졸 농구팀을 이끄는 강양현 코치 역을 맡았고, 장 감독은 “그 말고 다른 배우는 떠올릴 수도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장항준 감독

영화는 지난해 4월 촬영을 시작해 7월 모두 마쳤다. 하지만 장 감독은 영화의 “진짜 시작”은 2018년 전이었다고 돌이켰다. 당시 500여 명의 신인배우가 오디션을 진행했지만 “스포츠영화는 흥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작비)투자가 무산돼 제작이 ‘올스톱’ 됐다. 재투자를 받아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너무 순한 맛이다’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5년 전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한국영화들은 전부 목 따고 눈 찌르고 자동차는 폭파되고, 그런 센 이야기들뿐이었거든요. 하지만 전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제 피를 끓게 했거든요.”

악재는 또 일어났다. 실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농구선수 천기범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눈앞이 캄캄해졌다. 당시 삼성썬더스 소속이었던 천기범은 2022년 1월 음주운전 및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으로 KBL을 떠났다. 극중 이신영이 천기범을 연기한다.

“‘멘붕’도 왔지만 ‘꿋꿋하게 가자’고 생각했죠. 우리 영화는 강 코치와 모든 선수들에 대한 영화니까요. 휴대폰 검색만 해도 모든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천기범의 극중 이름을 바꾼다 해서) 사실을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순탄치 않았던 촬영 중 가장 힘이 되어준 사람은 아내 김은희 작가다. 김 작가는 이번 시나리오의 각색도 맡았다. 촬영 내내 장 감독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김 작가는 음악도 들어가지 않은 편집본을 본 후 장 감독에게 “이 영화는 오빠의 대표작이 될 거야”라고 말했다.

먼저 개봉한 농구 소재의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뜨거운 인기도 “좋은 징조”처럼 느껴진다. 장 감독은 “약삭빠르게 ‘슬램덩크’ 이후로 개봉 일을 잡은 건 아니다. 원래 이때 개봉하려 했다”며 웃었다. 좋은 기운에 불쏘시개가 될 방탄소년단 RM의 응원도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그는 tvN ‘알쓸인잡’에서 RM과 MC로 호흡했다.



“RM에게 ‘나 네 덕을 좀 보고 싶다’고 말하고 VIP시사회도 초대했어요. 원래 목적을 분명히 하는 편이거든요. 촬영 할 땐 기 좀 살려달라고 설경구 씨한테 커피차 보내달라고도 했는걸요. 히히.”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