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민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7·나폴리)가 이탈리아무대 입성 이후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나폴리는 3일(한국시간)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AC밀란과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8라운드 홈경기에서 0-4로 대패했다. 승점 71(23승2무3패)에 묶인 나폴리는 2위 라치오(승점 55)에 여전히 크게 앞서있어 33년만의 리그 우승 가능성이 높지만, 방심할 순 없다.

선발출전한 김민재는 실망스러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콜롬비아(2-2 무)~우루과이(1-2 패)와 3월 A매치 2연전을 모두 소화한 그의 이날 퍼포먼스는 유독 좋지 못했다. 0-1로 뒤진 전반 25분 김민재가 헤더 클리어링 미스를 범한 볼이 하필 문전 앞 상대 미드필더 브라힘 디아스에게로 가 추가골의 빌미가 됐다. 0-3으로 뒤진 후반 22분에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알렉시스 살레마커르스의 드리블을 차단하지 못한 것이 4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36분 후안 제수스로 교체된 김민재의 표정에는 실망이 가득했다. 주요 매체들이 낮은 평점을 매긴 가운데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도 “수비가 배후공간을 자주 내줬다. 그간의 수준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에는 상황과 시기가 너무 좋지 않다. AC밀란은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마주할 상대다. 세리에A는 물론 내심 유럽 정상도 바라보는 나폴리는 AC밀란과 13일 원정 1차전, 19일 홈 2차전을 치러 4강행에 도전한다. 미리 본 ‘UCL 8강전’에서 기선을 제압당한 모양새다.

김민재. 사진출처 | 나폴리 SNS

김민재. 사진출처 | 나폴리 SNS


다만 김민재의 졸전에는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심신의 피로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했고 정규리그와 각종 컵대회, 유럽 각지로 이동하며 펼쳐지는 UCL까지 숨 돌릴 겨를이 없었다.

정신적으로도 지쳤다.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대표팀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그 직후에는 대표팀 선배 손흥민(31·토트넘)과 불화설까지 터져 소속사를 통해 “경솔했다”며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빅클럽 이적설도 피로를 가중시킨다.

그래도 김민재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늘 유쾌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넘친다. 8일 레체 원정에선 충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