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보다 더 높은 곳 오른 대한항공, ‘구단 최초 트레블’ 이루기까지

입력 2023-04-03 2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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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선수들이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도 이겨 3전승으로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환호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KOVO컵에 이어 정규리그와 챔프전까지 싹쓸이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3관왕을 달성해 의미를 더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항공이 통합우승을 넘어 구단 최초의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원정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23-25 13-25 25-22 25-17 15-11)로 꺾고 3전승으로 우승했다. 1·2세트를 내리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가까스로 3세트를 따낸 뒤 초반부터 멀찍이 따돌린 4세트의 분위기를 5세트에도 고스란히 이어갔다. 극적인 4번째(2017~2018·2020~2021·2021~2022·2022~2023시즌) 우승이다. 대한항공 주장이자 세터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 31표 중 23표를 받아 2017~2018시즌 이후 2번째로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2020~2021시즌부터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은 올 시즌 선수단을 보강하거나 크게 바꾸지 않고도 더 큰 목표를 이뤘다. 올 시즌에는 KOVO컵에 이어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도 모두 우승해 트레블을 이뤘다. 구단 역대 최초이자, 남자부 역대 2번째(삼성화재·2009~2010시즌) 트레블이다. 한선수가 주장으로서 팀을 다잡은 보람이 있다. 그는 “2연속 통합우승을 했어도 우리는 도전자”라며 “동료들과 꼭 이루기로 약속한 게 있다. 방심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곤 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지난 시즌 2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고도 끝없이 갈증을 느꼈다. 지난해 4월에는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곽승석과 정지석, 미들블로커(센터) 김규민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모두 대한항공에 남아 통합우승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구단은 곽승석에게는 총액 7억1000만 원(연봉 5억+인센티브 2억1000만 원), 정지석에게는 9억2000만 원(연봉 7억+인센티브 2억2000만 원)을 투자하며 강한 동기를 심어줬다. 여기에 지난 시즌 우승을 함께한 외국인선수 링컨과도 재계약해 핵심전력을 완벽하게 지켜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핵심전력을 전면에 세우는 동안 선수층도 두꺼워졌다. 올 시즌에는 프로 2년차 정한용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진 곽승석의 공백을 메우고, 미들블로커 김민재가 김규민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등 선수층 강화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적지 않았다. 정규리그 후반기 현대캐피탈에 선두 자리를 빼앗길 뻔했다가 끝내 1위를 지킨 것도 한층 두꺼워진 선수층 덕분이었다.

대한항공은 명실상부한 지속적 강팀으로 거듭났다. 대한항공의 3시즌을 ‘왕조’로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남자부 7개 구단 중에선 역대 챔프전 최다우승팀 삼성화재(8회)에 이어 현대캐피탈과 공동 2위다. 전통의 배구명가들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지 모른다.

천안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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