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양의지, NC 박세혁, LG 박동원, 롯데 유강남(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과감하게 투자한 팀들은 그만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팀의 주전 안방마님을 바꾼 LG 트윈스(박동원), NC 다이노스(박세혁), 롯데 자이언츠(유강남), 두산 베어스(양의지)는 개막 직후부터 미소를 짓고 있다.
4+2년 최대 152억 원에 계약한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36)는 공·수 양면에서 두산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팀의 문화를 잘 알고 있는 데다, 젊은 투수들과 호흡까지 살아나면서 팀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높아졌다. 불의의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박세혁(32·4년 46억 원)도 양의지가 떠난 NC 안방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스프링캠프부터 열심히 투수들과 소통하며 팀에 적응한 덕분이다. 박동원(33·4년 65억 원)은 뛰어난 주자견제능력을 앞세워 LG의 실점 최소화에 기여하고 있다. 두산, NC, LG의 초반 상승세는 안정적인 안방과도 무관하지 않다.
유강남(30·4년 80억 원)은 롯데의 ‘포수 돌려막기’를 멈춘 것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공격에선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편안하게 투수들을 이끌며 마운드 재건에 앞장서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포수를 제외한 야수 1호 계약자인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은 탁월한 클러치 능력을 앞세워 팀의 4번타자 고민을 말끔히 씻어줬다. 6년 총액 90억 원의 거액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4년 총액 50억 원을 받고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노진혁(34)도 공격형 유격수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1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선 홈런을 포함해 3안타 5타점을 몰아쳤다. 정든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로 이적한 김상수(33·4년 29억 원) 또한 심우준이 입대한 팀의 유격수 자리를 책임지며 젊은 선수들의 길잡이 역할까지 하고 있다.
야수들과 달리 거액을 투자해 투수들을 데려온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키움 히어로즈가 4년 총액 25억 원에 영입한 원종현(36)은 2경기 평균자책점(ERA) 5.40의 성적만 남긴 채 오른쪽 굴곡근 통증으로 4주 진단을 받아 이탈한 상태다. 롯데가 3+1년 총액 40억 원에 영입한 한현희도 2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1패, ERA 7.84로 다소 부진한 편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