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아반도. 스포츠동아DB
그러나 고양 캐롯과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선 좀처럼 아반도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1~4차전에 모두 출전했지만, 평균 6분40초만 소화하며 0.5점·1.8리바운드에 그쳤다. 부동의 주전인 오마리 스펠맨과 변준형, 오세근, 문성곤이 제 몫을 해낸 데다 박지훈, 배병준, 정준원 등 다른 식스맨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까닭에 좀처럼 코트를 밟기 어려웠다.
25일부터 시작하는 서울 SK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선 아반도의 출전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상식 KGC 감독도 “챔프전에선 아반도의 출전시간을 많이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분명하다. 아반도는 정규리그에서 SK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전희철 SK 감독이 “아반도가 우리 팀만 만나면 날아다닌다”고 푸념할 정도였다.
아반도는 SK와 정규리그 5경기에서 평균 31분40초를 뛰며 20.4점·4리바운드·2.8어시스트의 성적을 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나머지 8개 팀을 상대할 때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김 감독이 챔프전에서 아반도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유다.
반면 캐롯과 정규리그 2경기에선 17분31초를 소화하며 7점·5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실책이 2.5개로 다소 많았다. SK전(1.2개)의 2배 이상이었다. 김 감독이 “아반도가 캐롯전에선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GC 아반도. 스포츠동아DB
아반도의 활용폭이 늘어나는 것은 자밀 워니가 지키는 SK의 강력한 포스트와도 무관하지 않다. 오마리 스펠맨이 워니와 골밑 싸움에서 다소 밀리는 터라, KGC로선 자연스레 외곽 찬스를 노려야 한다. 정규리그 SK전에서 3점슛 17개를 시도해 무려 11개(성공률 64.7%)를 적중시킨 아반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오재현, 최원혁 등 수비력이 뛰어난 가드들을 보유한 SK로서도 아반도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188㎝의 비교적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탄력으로 리바운드를 따내고, 덩크슛을 꽂는 등 포스트에서도 경쟁력을 지닌 만큼 KGC는 아반도가 챔프전의 히든카드로 떠오르길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제 SK를 만나게 되니 아반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