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렌즈’ 끼우고 독해진 벤치…11년 만에 1위 오른 롯데, 사직이 열광한다!

입력 2023-05-01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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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4월 20일 사직 KIA전부터 8연승을 달리며 1위로 올라섰다. 4705일만의 8연승에 팬들도 사직구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4월 30일 사직 키움전에는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4월 20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8연승을 달리고 있다. 8연승은 2010년(6월 3일 사직 LG 트윈스전~12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 이후 4705일(12년 10개월 17일)만이다. 2008년 달성한 구단 역대 최다 11연승에도 가까워진 점을 고려하면 예사롭지 않은 돌풍이다.

상승세를 탄 롯데는 14승8패(승률 0.636)로 SSG 랜더스(15승9패·2위)와 LG(15승11패·3위)를 제치고 단독 1위까지 올라섰다. 정규시즌 20경기 이후를 기준으로 2012년 7월 7일(당시 72경기 소화) 이후 3949일(10년 9개월 22일)만이다.

불펜의 힘이 컸다. 선발진은 연승 기간 39.2이닝(10위)밖에 책임지지 못했다. 나균안(2경기·15이닝) 홀로 분투했다. 그 대신 불펜이 평균자책점(ERA) 0.81(1위), 이닝당 출루허용(WHIP) 1.14(2위)로 선발진의 몫까지 떠안았다.

지난달 20일 KIA전 이후 롯데 불펜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8.33%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앞선 14경기에선 선발진의 거듭된 난조 여파로 불펜 또한 투구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승계주자 실점률이 44.44%(7위)에 이르렀다. 불펜의 역투 덕분에 롯데는 연승 기간 중 5경기를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불펜이 버텨주니 역전할 기회가 올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배영수 투수코치와 포수 유강남의 역할이 컸다. 배 코치는 투수가 흔들리면 베테랑을 한 박자 빠르게 투입해 불을 껐고, 유강남은 투수가 난조를 보이면 즉시 흐름을 끊었다. 롯데 벤치는 4월 28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투수 찰리 반즈를 4이닝 만에 내린 뒤 신정락, 윤명준 등 베테랑 불펜투수들을 앞세워 분위기를 바꿨다. 유강남은 김진욱(10경기·ERA 0.00)이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왔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불펜의 활약을 팀의 순항 이유로 꼽았다. 8연승 기간 중 5차례나 거둔 역전승에 대해서도 “불펜이 버텨줘서 기회가 온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서튼 감독은 “배 코치는 나의 렌즈다. 투수교체 감각이 아주 뛰어나다. 서로의 의견에 동의하는 점이 많다. 투수를 좀더 지켜볼지, 교체할지 잘 파악해 벤치에서도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며 “유강남은 투수의 컨디션을 잘 파악해 필요한 순간 마운드를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가파른 상승세에 사직구장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사직 키움전은 경기 개시 13분 전 2만2990명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1만393명이 찾은 27일 사직 한화전에선 평일 홈경기 첫 1만 관중을 넘기더니 이튿날 키움전에선 1만4343명이 7연승의 순간을 함께했고, 30일에는 매진 사례를 쓰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롯데가 사직구장을 꽉 채운 날은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의 은퇴경기를 포함해 3번뿐이었다. 13년 만에 8연승을 재현한 롯데가 홈경기 총 관중 1위(117만5665명)에 오른 그해(2010년)처럼 KBO리그의 흥행을 이끌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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