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민우가 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6이닝 1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8-3 승리와 6연패 탈출을 이끌며 값진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연패 기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한화 타선도 이날은 모처럼 장단 14안타로 폭발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빈약한 화력도 문제지만, 부실한 선발진도 발목을 잡았다. 문동주(1승2패·ERA 2.38)와 장민재(1승2패·ERA 2.81)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버치 스미스는 개막전에서 자진 강판한 뒤 부상으로 짐을 쌌고, 또 다른 외국인투수 펠릭스 페냐도 5경기에서 1승3패, ERA(평균자책점) 5.48에 그쳤다. 2일까지 25경기에서 거둔 선발승도 문동주, 장민재, 페냐가 따낸 3승이 전부였다.
2021시즌 14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던 김민우(28)의 부진이 특히 뼈아팠다. 지난해(6승11패·ERA 4.36)까지 2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우며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터라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지만 첫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ERA 6.12로 큰 아쉬움을 남겼다.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진 가운데 시즌 6번째 선발등판에 나선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개인 첫 승과 더불어 팀의 6연패 탈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했다. 그만큼 부담이 가중되는 등판이었다.
기우였다. 김민우는 이날 6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며 1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역투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고 값진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최고구속 146㎞의 직구에 곁들인 스플리터(37개)의 움직임이 특히 돋보였다. 이날 잡은 삼진 6개 중 4개를 스플리터로 완성했다. 양석환, 김재환 등 두산이 자랑하는 중심타자들을 완벽하게 봉쇄한 게 주효했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8-3 역전승을 거두며 6연패에서 탈출한 한화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첫 승의 과정은 험난했다. 2회말 볼넷 2개와 3루수 노시환의 실책이 빌미가 돼 선취점을 내준 뒤 6회까지 0-1로 끌려갔다. 한화 타선은 매 이닝 기회를 잡고도 무득점에 그쳤다. 4회초 1사 만루에선 노수광이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김민우의 첫 승도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김민우는 흔들리지 않고 공격적 투구를 이어갔다. 타자들도 마침내 그의 호투에 응답했다. 7회초 문현빈의 2루타 등 장단 9안타와 상대 폭투를 묶어 대거 8점을 뽑아 김민우를 웃게 만들었다. 이후 김서현~강재민(이상 1이닝 무실점)~박상원(1이닝 2실점)의 불펜이 나머지 3이닝을 지키며 김민우와 팀의 승리를 완성했다. 시즌 첫 승과 팀의 6연패 탈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김민우는 활짝 웃으며 기쁨을 드러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