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급조절 딜레마 풀고 싶은 삼성 원태인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3-05-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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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스포츠동아DB

원태인(23)은 삼성 라이온즈의 현재이자 미래다. 지난 2년 연속(2021~2022년)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정규시즌으로도 그 기세를 이어가며 꾸준함을 증명하는 게 과제다.

개막 직후에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첫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6.30으로 고전했다. 10이닝 동안 4사구를 7개나 내주는 등 제구까지 흔들린 까닭에 우려가 컸다. 지난 2년간 259탈삼진-89볼넷을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분명 좋을 때와는 거리가 멀었다. 설상가상으로 독감에도 걸려 페이스를 되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최근 3경기를 통해 본 궤도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렸다. 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2승1패, ERA 3.66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4월 29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눈에 띄는 점은 그의 직구다. 올 시즌 원태인의 직구 평균구속은 143.2㎞인데, 4월 29일에는 141.5㎞에 불과했다. 구속은 저조했지만, 구사율은 56.6%로 올 시즌 평균(46.8%)보다 오히려 높았다. 이날 최고구속은 148㎞까지 나왔기에 구속 저하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보다는 완급조절능력에 집중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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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늘 완급조절을 신경 쓰고 있다. 스스로도 이를 인정한다. 그는 “무조건 완급조절이 필요한데,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하고 싶어서 직구는 완급조절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제구가 흔들렸던 것은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완급조절을 하며 직구를 던지다가 장타를 많이 허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서 웬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완급조절을) 피하고 있다”면서도 “변화구는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해서 계속하고 있는데, 100%는 아닌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4월 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회말 1사까지 퍼펙트피칭을 거듭했던 팀 선배 백정현(36)은 원태인에게 또 다른 울림을 줬다. 그는 “(백)정현이 형은 130㎞대 직구로도 정말 자신 있게 승부하더라”며 “나도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지면 되는데, 그동안 너무 힘으로만 했다. 마운드에서 생각도 너무 많았다. 정현이 형의 투구를 보면서 계속 스트라이크존에 공격적으로 들어가자고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원태인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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