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김원형 감독. 사진제공 | SSG 랜더스
SSG 랜더스는 양적으로 여유로운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외국인투수 에니 로메로가 스프링캠프 도중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는데도 커크 맥카티를 포함해 6명이 선발로테이션을 채우고 있다. 김광현~문승원~박종훈~오원석 등 국내 선발투수들이 로테이션의 한 자리씩을 이미 채웠는데, 여기에 김광현과 박종훈이 휴식 차 선발등판을 한 차례씩 거를 때 신인 송영진이 가세했다. 선발투수를 1명씩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휴식을 주는 일이 가능했다.
새 외국인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까지 합류하면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만 총 7명이 된다. 엘리아스는 5월 중 입국해 메디컬 테스트와 선수등록 절차를 마친 뒤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약 2주간 시차적응과 실전감각 점검을 위한 2군 경기 등판 이후 엘리아스를 1군 경기에 내세울 방침이다. 또 엘리아스가 합류한 뒤에는 1명씩 쉬는 지금의 방식이 아닌, 2명을 불펜으로 보내 5선발로테이션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감독으로선 격세지감을 느낄 법한 상황이다. 부임 첫해인 2021년에는 선발진을 꾸리는 데 애를 먹었다. 문승원, 박종훈이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동시에 이탈했고, 당시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는 잔부상에 시달리다가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이 때문에 대체선발을 찾아야 하는 날이 매우 많았다. 그 해 SSG에서 선발등판 기록을 남긴 투수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6명에 달했다. 김 감독은 “2년 전에는 선발투수가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이제는 다들 건강히 야구하고 있어서 좋다. 또 엘리아스가 오면 선발진에 남을 선수를 정해야 하니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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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들이 서로 앞 다퉈 역투를 펼치니 보이지 않는 경쟁효과도 있다. 김 감독은 “사실 나는 ‘선발은 경쟁이다’라고 한 적이 없다. 로메로가 다치기 전에도 ‘선발투수 6명 중 1명은 불펜으로 가야 한다’고 일찍이 말해뒀기 때문에 경쟁하는 구도는 아니었다”면서도 “다만 (송)영진이가 선발진에 들어오면서 한 자리가 자연스레 메워져 선수들끼리 경쟁 아닌 경쟁이 되는 듯하다. 선수들이 이 마음을 갖고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나도 자극을 좀 줘야 할 것도 같다”고 웃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