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더 헤아린 뒤 ‘24연속이닝 무실점’ 리드…진가 드러내는 롯데 유강남

입력 2023-05-17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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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강남. 스포츠동아DB

동료 투수들을 더 헤아리고 나선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31)이 포수로서 진가를 한층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선두권을 달리는 롯데의 상승세 이면에는 한 가지 불안요소가 있었다. 마운드였다. 특히 나균안을 제외한 선발진의 부진이 우려스러웠다. 불펜이 버티거나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해 선발진의 몫까지 상쇄해준 경기가 적잖았다. 선발진이 반등하면 상승세에도 날개를 달 테니 기대요소로 볼 수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진이 거듭되면 불펜의 과부하가 불가피한 터라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5월 들어 마운드 전반에 안정감이 더해졌다. 선발진의 투구 컨디션이 향상된 이유도 큰데, 반등의 또 다른 핵심 요인은 유강남이다. 그는 “우리 투수들의 장점을 먼저 살폈어야 했는데, 그동안 상대 타자를 공략하는 데 좀더 중점을 둔 듯하다”고 개막 첫 달을 돌아본 뒤 마운드 반등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나균안은 “(유)강남이 형은 투수들보다도 훨씬 많이 준비한다”며 “형 덕분에 투수들이 많이 도움 받고 있고, 어린 투수들도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실점 이닝’은 유강남의 진가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올 시즌 롯데는 완봉승 4차례를 기록했는데, 포수 교체 없이 모두 유강남이 맡았다. 10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완봉승을 이끈 뒤에는 13일 수원 KT 위즈전(완봉승·9이닝)과 14일 KT전(8이닝)에 이어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8회말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정은원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기 전까지(7이닝) 자신이 홈플레이트 뒤에 앉은 동안 24연속이닝 무실점을 만들었다. 그날그날 호흡할 투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한 뒤 세심하게 짠 구종별 활용방안과 투구 계획들이 들어맞은 결과다.
올 시즌 롯데가 마운드의 ‘상수’가 돼주길 바라는 외국인 원투펀치 댄 스트레일리-찰리 반즈의 반등을 이끄는 데도 한 몫 했다. 이들은 최근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4월과는 전혀 다른 투구 내용을 보였다. 유강남은 제구력이 말썽이던 반즈에게는 때때로 냉철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주면서 안정감을 심어줬다. 반즈는 “유강남은 정말 좋은 포수”라며 “4월에는 공짜 출루를 허용한 적이 많았지만, 유강남과 꾸준히 대화하면서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 내 공을 잡아줄 때 움직임을 줄여줬고, 나도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채우듯 던졌다”고 말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유강남이 우리 투수들의 장점이 무엇인지 이해했고, 동시에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면 좋을지도 잘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 2가지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투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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