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만날 김판곤, “언제 손흥민-김민재와 싸워보나? ‘쫄지 마’ 독려해줄래”

입력 2023-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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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말레이시아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이(선수)들이 언제 또 세계적 스타들과 겨뤄보겠나?”

말레이시아축구국가대표팀 김판곤 감독(54)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 추첨 결과,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함께 E조에 편성됐다. 양국은 내년 1월 25일(한국시간)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격돌한다.

43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 오른 말레이시아지만, 객관적 전력이든 국제 경험이든 모든 면에서 열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8위로, 한국(27위)은 물론 요르단(84위)과 바레인(85위)에도 크게 뒤진다.

말레이시아는 E조에서 가장 확실한 ‘승점 제물’임을 김 감독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1월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에서 물러나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잡은 그는 한국축구를 낱낱이 꿰고 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을 도와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태면서 한국축구가 얼마나 우수한 선수들을 보유했는지 직접 느끼고 확인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새로 부임했으나 대표팀의 골격은 ‘벤투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시안컵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겨냥한 세대교체의 출발점이지만, 현실적으로 큰 폭의 물갈이는 불가능하다.

조 추첨 직후 말레이시아로 돌아간 김 감독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유일하게 바란 것이 ‘한국만 피하자’였는데, 딱 그것만 이뤄지더라. 내 조국이자, 월드컵 16강의 아시아 최강을 만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사진출처 | 대한축구협회 트위터


공교롭게도 김 감독이 한국과 국제대회에서 조우하는 게 아시안컵이 처음은 아니다. 홍콩을 이끌고 2014인천아시안게임 16강전에서 만나 0-3으로 패했다. “한국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만난다. 이걸 운명의 장난이라고 하지 않나?”

그러나 무조건 꼬리를 내리고, 포기할 생각은 없다. 아무리 어려워도, 최악의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 “좀더 강해졌을 때 부딪히면 좋았겠으나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지기 위한 경기는 없다”는 김 감독은 “용기를 품고 후회 없이 뛰라고 독려하겠다. 아이들이 언제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마요르카)을 막고, 김민재(나폴리)의 수비와 맞서보겠나? 평생 다시 없을 기회다. 이만한 동기부여는 없다”고 밝혔다.

조 3위를 현실적 목표로 잡고, 요르단과 바레인을 상대로 최대한 승점을 확보해야 한다. 불가능하진 않다. 지난해 6월 바레인과 아시안컵 예선에서 만나 선전 끝에 1-2로 졌다. 김 감독은 “홍콩을 이끌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중국과 비긴 적도 있다. 중동에서도 해볼 만한 팀과 묶였다. 치밀하게 분석하고 잘 대응하면 큰 성과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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