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닝 해봐야 당당” NC 구창모에게는 숙원사업이 있다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3-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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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구창모(26)는 김광현(35·SSSG 랜더스)과 양현종(35·KIA 타이거즈)에 이어 한국야구의 에이스 역할을 해낼 후계자로 평가받는다.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가 최대 7년, 132억 원의 비(非) 프리에이전트(FA) 다년계약을 안긴 데서도 그의 미래가치를 엿볼 수 있다.

구창모는 시속 150㎞대 빠른 공의 구위가 뛰어난 데다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변화구의 움직임도 수준급이다. 왼쪽 척골 수술을 받고 돌아온 지난해에도 변함없는 구위를 자랑하며 19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ERA) 2.10을 기록했다. 8경기에서 1승(3패)만을 따냈지만, 올 시즌에도 ERA(3.28)와 피안타율(0.216), 이닝당 출루허용(WHIP·1.09) 등의 세부기록은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다.

출발은 불안했다. 첫 2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6경기에선 3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포함해 ERA 2.15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투구를 거듭할수록 구위도 더 살아나고 있다. 지금까지 행보는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부족함이 없다.

구창모는 “첫 2경기에선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마운드에서도 생각이 많아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그 이후에는 좀더 단순하게 생각하고 준비하니 잘 되더라. 좋은 밸런스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NC 구창모. 스포츠동아DB


그러나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아직도 이루지 못한 숙원사업 때문이다. 바로 ‘규정이닝’이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KBO리그 정규시즌의 규정이닝은 144이닝이다.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이기도 하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KBO 투수 시상 부문 중 핵심인 ERA 순위에도 들지 못한다.

구창모의 한 시즌 최다이닝은 2018시즌의 133이닝인데, 이마저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소화했다.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지금의 보직에서 규정이닝을 채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다. 올 시즌에는 46.2이닝을 소화하며 데뷔 후 첫 규정이닝 진입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그는 “늘 세부적인 목표보다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무리하면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면서도 규정이닝 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규정이닝을 채워봐야 나도 선발투수라는 사실을 좀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구창모가 내민 도전장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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