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3회말 1사 1, 2루 롯데에 3점 홈런을 허용한 한화 문동주가 아쉬워하고 있다. 사직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50)은 1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전날 데뷔 이후 처음 홈런을 맞은 선발투수 문동주(20)에 대해 “그냥 한 점 줬다는 느낌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경기 동영상을 보니 공이 (좋은 위치에) 잘 들어갔는데, (타자가) 잘 쳤더라. 페넌트레이스에서 홈런 한 방을 맞았을 뿐이다. 난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맞았다”고 자조를 섞어 위로했다. 최 감독은 2002년 LG 트윈스 선수 시절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마해영에게 우승을 확정하는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문동주는 13일 사직 롯데전 3회말 1사 1·2루서 우타자 윤동희에게 역전 결승 좌월 3점홈런을 맞았다. 몸쪽 깊게 시속 150㎞ 직구를 던졌는데, 윤동희가 손목과 몸통을 활용해 공에 힘을 실었다. 최 감독은 “공이 몸쪽에 잘 붙어서 들어갔지만, (타자가) 잘 쳤다”며 “지금 선수들의 타격기술은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최 감독은 문동주가 느낀 점이 있기를 바랐다. 문동주는 1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해 부진했던 5월(4경기·평균자책점 8.22)의 기억을 지워냈지만, 13일에는 2.2이닝 동안 올 시즌 가장 많은 9안타에 6실점을 남겼다. 최 감독은 “사직구장 마운드가 익숙하지 않았을 테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경험을 통해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며 “선발투수를 하려면 꾸역꾸역 막아도 보고, 주자가 많아도 실점을 덜 주는 경험도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화는 문동주의 투구내용에 따라 관리 계획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올 시즌에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을 포함해 총 130이닝 정도의 투구를 계획했는데, 경기당 5이닝을 기준으로 잡고 당일 투구 컨디션에 따라 이닝수를 좀더 줄이거나 늘릴 방침이다. 주 2회 등판에 나서는 이번 주에는 첫 등판의 투구수를 관리했다. 13일 79개를 던진 문동주는 다음 등판이 예정된 18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투구내용에 따라 최대 100개까지 던질 수도 있다.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