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4번타자 박병호가 14일 인천 SSG전 1회초 무사만루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고 있다. 1회 4번타자의 만루홈런은 역대 27번째에 불과할 정도로 흔치 않은 기록이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4번타자 박병호가 14일 인천 SSG전 1회초 무사만루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고 있다. 1회 4번타자의 만루홈런은 역대 27번째에 불과할 정도로 흔치 않은 기록이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위즈 4번타자 박병호(37)가 1회 만루홈런으로 KBO리그 레전드들을 소환했다.

박병호는 14일 인천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해 1회초 우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11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2경기 만에 다시 홈런포(시즌 6호)를 가동한 그는 6월 들어서만 3개의 아치를 그리며 거포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SSG 선발투수 박종훈은 1회초 제구가 흔들렸다. 김민혁~김상수~앤서니 알포드가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 KT는 무사만루 찬스를 맞았다. 4번타자 박병호는 볼카운트 2B-1S서 가운데 높게 들어온 시속 135㎞ 투심패스트볼을 밀어 쳐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개인통산 8번째 만루홈런으로 KT에 4-0 리드를 안겼다.

KBO리그에서 ‘1회 4번타자 만루홈런’은 이번이 역대 27번째일 정도로 흔치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지난해 5월 5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4번타자로 선발출전해 1회말 만루홈런을 날린 바 있다. 역대 KBO리그에서 2차례 이상 1회 4번타자 만루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박병호를 포함해 총 3명이다. 은퇴한 김동주(전 두산 베이스), 심정수(전 현대 유니콘스·삼성 라이온즈)도 2차례씩 해냈다.

KT는 1회말 SSG 외국인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중전적시타로 1점을 내줬지만, 2회초를 다시 빅이닝으로 장식하며 초반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2사 3루서 김상수의 좌전적시타로 1점을 추가한 뒤 이어진 2사 만루선 장성우가 중견수 방향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보냈다. SSG 중견수 최지훈이 전력 질주해 타구를 잡으려 했지만, 공은 글러브를 튕겨 나왔다. 그 사이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KT는 8-1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가 SSG를 상대로 14-4로 승리한 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가 SSG를 상대로 14-4로 승리한 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타선의 지원을 받은 KT 선발투수 배제성은 2회말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매 이닝 한 차례 이상 출루를 허용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5이닝을 5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승리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6회말부터 불펜을 가동한 9위 KT(23승2무33패)는 14-4로 1위 SSG(36승1무22패)를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SSG는 잠실에서 삼성을 3-2로 꺾은 2위 LG 트윈스(36승2무23패)에 0.5경기차로 쫓겼다.

인천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