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윔블던 당시 닉 키리오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9년 윔블던 당시 닉 키리오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호주의 테니스 스타 닉 키리오스(28)는 2019년 윔블던 남자단식 2회전에서 패배한 후 영국 런던의 정신병원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살을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키리오스는 당시 라파엘 나달(스페인·37)에 패해 조기 탈락 했다.

14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키리오스는 나중에 자해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 오른팔 소매가 닿는 부위에 문신을 했다고 말했다.

“저는 술을 마시고, 약물을 남용했고, 그런 제 자신이 싫었습니다”라고 그는 2022년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밝혔다.

“윔블던에서 졌어요. 일어나 보니 아버지가 침대에 앉아 펑펑 울고 계셨어요. 그게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죠. 더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결국 런던의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 제 문제를 파악하게 되었죠.”

키리오스는 작년 2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정신 건강에 관한 글을 올리며 2019년 자살 충동을 느꼈고,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었다며 호주 오픈 당시 찍힌 사진에서 팔에 난 자해 흔적을 가리켰다.

그는 이달 말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인 다큐멘터리에서 “나는 정말 자살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있었다”고 말햇다.
닉 키리오스는 2019년 윔블던 남자단식 2회전에서 라파엘 나달에 패해 탈락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닉 키리오스는 2019년 윔블던 남자단식 2회전에서 라파엘 나달에 패해 탈락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는 “모든 사람이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압박감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런 제 자신이 싫었어요”라면서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졌고 친한 친구들도 모두 밀어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제가 상처받은 게 눈에 보였어요. 팔 전체가 흉터로 뒤덮여 있었어요. 그래서 팔 소매로 다 가리고 다녔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스타그랜에 올린 글에서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한 순간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년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키리오스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36)에게 패했다. 그의 그랜드 슬램 최고 성적이다.

키리오스는 왼쪽 무릎의 외측 반월상 연골이 파열돼 올 1월 수술을 받고 반년동안 경기를 뛰지 못 했다. 13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보스오픈을 통해 복귀했다. 하지만 단식 1회전에서 우이빙(중국)에게 패해 탈락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