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이 10구단 체제 유지를 위해 뛰고 있다. 1차 마감시간은 다음달 20일 정도가 될 전망이다. 잠정이긴 하나 다음달 21일 데이원스포츠 소속이었던 선수들에 대한 특별드래프트를 정해놓았다. KBL은 남은 한 달간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KBL은 10구단 체제 유지를 위한 TF팀을 꾸렸다. 우선적으로 남자프로농구단 유치를 원하는 부산시와 접촉해 새로운 구단 창단을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개가 아니다. 데이원스포츠가 KBL 회원사에서 제명됐다. 농구단을 운영할 주체가 사라졌다. 부산시와 연고지협약을 맺고 후원사 계약을 이끌어낸다고 해도 농구단 운영주체를 찾아야 한다. 굵직한 기업이 농구단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는 가정에 불과하다. 현 시점에선 KBL이 농구단 운영주체 확보에도 관여해야 한다. 직접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KBL이 10개 구단 유지를 위해 뛰기로 한 데는 배경이 있다.

우선 데이원스포츠 소속으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선수들이 특별드래프트를 통해 뿔뿔이 흩어지는 일을 막아야 한다. 특별드래프트를 통해 일시적으로 구제할 순 있지만,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단기계약 후 은퇴할 공산이 높다. 기존 구단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선수단 규모를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KBL의 재정 문제다. 9개 구단 체제로 축소되면 KBL은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기존에 후원 계약을 한 스폰서와 중계방송사 모두 10구단 체제 하에서 계약을 마쳤다. 9개 구단 체제가 되면 스폰서와 중계방송사에 위약금을 내야 할 수 있다. 이에 KBL이 9개 구단 체제가 될 경우 정규리그를 6라운드가 아닌 7라운드로 확대해 경기수를 최대한 늘려 위약금을 최소화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KB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규리그를 중단하고 플레이오프 개최를 취소한 2020~2021시즌 각종 스폰서에 대한 위약금으로 총 20억여 원을 배상했다. 이런 과거를 잘 알고 있는 KBL 현 집행부는 10개 구단 유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