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제성. 사진제공 | KT 위즈

KT 배제성. 사진제공 | KT 위즈


“일요일? 던져야죠.”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0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우완 배제성(26)의 주 2회 등판 계획을 망설임 없이 공개했다. 이 감독은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공을 던지고 있는 투수”라며 배제성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2019~2021년까지 KT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배제성은 지난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긴 슬럼프를 겪었다. 올해도 시즌 초까지 5점대 평균자책점(ERA)을 기록해 반등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듯 했지만, 6월부터 무서운 기세를 올리며 ERA를 어느새 3점대까지 낮췄다.

배제성은 20일 롯데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이 감독의 말대로 또다시 팀 선발진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상대가 올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롯데였기에 배제성의 어깨는 한 결 더 가벼워 보였다.

배제성은 1회초 고승민과 전준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힘겹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후속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솎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초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 순항을 거듭했다.

배제성은 3회초 고승민에게 벼락같은 솔로포를 맞으며 이날 첫 실점했다. 5회초에도 수비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내줬지만, 2점이 이날 배제성이 롯데에게 허용한 점수의 전부였다. 그는 이후 6회까지 100개의 공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최종 6이닝 2실점(1자책) 6탈삼진의 호투를 펼쳤다.

사진제공 |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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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성이 올해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건 4월 9일 롯데전 이후 두 번째였다. 롯데 상대로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해 올해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배제성은 5회까지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이날 패전을 기록하는 듯 했다. 그러나 토종 선발투수의 호투에 KT 타선은 6회말 3득점으로 응답했다. KT는 8회말 공격에서 2점을 더 보태 5-2 승리를 거뒀다.

배제성은 적절한 득점 지원에 힘입어 시즌 3승(5패)째를 수확했다. 6월 4번의 선발등판에서 2승1패 ERA 1.25의 성적을 거두게 됐다. 그 동안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수원 홈구장에서도 올해 첫 승을 기록하며 팬들에게 뜻 깊은 선물을 했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