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조상현 감독. 사진제공 | KBL
조 감독은 “최근 아시아쿼터 선수들에 대한 시장조사 차원에서 필리핀 출장을 다녀왔는데, 직후에 잠실야구장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스포츠단 사장님을 만났는데 연장계약을 말씀하셔서 놀랐다. 생각하지 못했는데 구단이 신경을 써준 데 감사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았고, 옵션까지 있었던 상황이라 연장계약을 맺을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며 웃었다.
조 감독은 더 높은 연봉을 받게 됐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책임감’이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LG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지만 챔피언결정전을 통한 정상 등극은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챔피언 반지에 대한 갈증이 크다. 조 감독은 “‘우승’이라는 단어 자체가 언급되진 않았다. 그러나 구단이 뭘 원하는지 잘 안다.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장기 재계약했다. 그만큼 책임이 더 강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시즌 후 소폭의 전력 변화가 있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대형 포워드 양홍석을 영입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팀 공격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FA 센터 김준일이 울산 현대모비스로 떠나 공백도 발생했다.
조 감독은 “외국인선수 2명과 아시아쿼터 선수 1명은 재계약에 성공했고, 양홍석을 데려왔지만 김준일이 빠졌다. 기존 자원을 통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센터 박정현이 올해 11월 제대하는데 나와 함께한 시간은 없었다. 팀 시스템에 얼마나 녹아드느냐를 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 SK와 전주 KCC가 FA 보강을 통해 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LG도 양홍석을 영입했지만, SK와 KCC보다 전력이 낫다는 평가를 받진 못한다. 그러나 지난 시즌 LG는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용인원을 극대화하면서도 철저한 분업 농구를 통해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합심해 이룬 값진 성과였다.
조 감독은 “전력보강 상황을 보면 SK와 KCC가 확실히 강하다. 또 한번 만만치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 지금부터 차분히 준비해 다음 시즌에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