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브랜든.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브랜든.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는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1)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했던 딜런 파일(27)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까닭에 선발로테이션 구성에 적지 않은 애를 먹었다. 지난해에도 선발진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수들의 부진에 따른 실패를 경험했던 터라 올해는 딜런의 대체자를 찾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두산의 선택은 브랜든 와델(29)이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11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ERA) 3.60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던 좌완투수다. 올해는 두산에 재입단하기 전까지 대만프로야구(CPBL) 라쿠텐 몽키스 소속으로 12경기에 등판해 8차례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포함해 5승5패, ERA 3.30을 기록했다. 대체 외국인투수 물색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미 KBO리그에서 검증을 받은 브랜든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였다.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브랜든은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최고구속 151㎞의 직구를 앞세워 6이닝 6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 부족으로 패전을 떠안았지만,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할 수 있음을 충분히 입증했다. 높은 타점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짧게 꺾이는 컷패스트볼을 상황에 맞게 활용한 점도 돋보였다. QS라는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흠 잡을 데 없었다.

관건은 새로운 등판주기에 적응하는 것이다. 브랜든은 CPBL에서 주로 1주일 간격으로 등판했다. 개막전을 제외하면 6일 휴식 후 등판이 5회, 7일 휴식 후 등판이 2회였다. 4경기는 5일을 쉬고 나섰다. KBO리그 선발투수들의 경우 5일 휴식 후 등판이 일반적이고, 상황에 따라선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24일 키움전은 15일 CPBL 웨이취안 드래곤즈전 이후 8일 휴식 후의 등판이었다. 안정감은 충분히 보여줬으니 좀더 앞당겨진 등판간격에 적응하면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이미 KBO리그를 경험한 만큼 그 적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