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데 광주는 성적만 괜찮은 게 아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경기력이다. 걸출한 스타도 없고, 선수층도 얇지만 항상 수준급의 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허무한 경기도 없고, 먼저 꼬리를 뺀 적도 없다. “광주를 만나 수비에 전념하는 것은 ‘안티 풋볼’과 다름없다”는 지론을 지닌 이정효 감독은 스스로 먼저 과감하게 라인을 올려 재미있는 축구를 유도한다.
오랫동안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전북을 상대해도,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을 만나서도 한결같다. 그럼에도 결과를 얻는다. 광주는 전북과 리그 19라운드(2-0 승)와 FA컵 8강전(0-4 패)에서 만나 1승1패를 거뒀고, 울산에는 0-1로 석패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내용 이상으로 결과를 몹시 중시한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인정하지 않는다. 울산전 직후 이 질문을 받고는 “억울하면 이겨야 한다”고 냉철하게 답한 이유다.
광주는 1경기를 치르기 위해 엄청나게 정성을 쏟는다. 최근 전북 지휘봉을 잡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의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 이 감독과 분석코치 등은 2022~2023시즌 루마니아리그의 클루지 경기를 전부 들여다봤다. 이 같은 치열한 노력을 알기에 선수들은 벤치를 믿고, 온힘을 쥐어짜낸다. 매 경기 스스로 껍질을 깨고 성장하는 광주의 축구는 늘 정직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