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플럿코. 스포츠동아DB
LG 염경엽 감독은 단 한 번도 등판일을 거르지 않은 플럿코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후반기에 대비하게 할 계획이다. 플럿코는 전반기에 102이닝을 소화했다. LG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일주일간 올스타 브레이크(14~20일)가 예정돼 있는 만큼 플럿코에게 2주 정도 재충전의 시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염 감독의 구상대로면 플럿코는 후반기 첫 3연전인 21~23일 잠실 SSG 랜더스전 마지막 날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가능하면 일주일에 2번 등판하는 일정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플럿코는 올 시즌 17차례의 선발등판에서 13차례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는 등 꾸준히 이닝이터의 면모를 발휘했다. LG는 국내 선발진이 불안해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하는 날이 잦았지만, 플럿코 덕분에 그나마 불펜의 과부하를 덜 수 있었다.
플럿코가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주무기인 커브와 새로운 그립으로 던지는 슬라이더다. 스위퍼처럼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장착해 한결 수월하게 타자들을 상대했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를 잘 활용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플럿코는 설명했다.
후반기에도 LG 선발진에는 적잖은 물음표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플럿코, 켈리, 임찬규까지 3명은 확실하지만 4·5선발의 안정감은 여전히 떨어진다. ‘윈 나우’를 선언한 염 감독은 후반기에는 4선발까지는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야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플럿코, 켈리, 임찬규가 전반기와 같은 모습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염 감독이 플럿코에게 최대한 긴 휴식을 주기로 한 또 다른 배경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