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 2023’ 2라운드 13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박지영. 사진제공 | KLPGA
박지영은 14일 제주시에 있는 더시에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전반기 마지막 대회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 2023’(총상금 8억 원·우승상금 1억4400만 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5타를 줄였다. 이틀간 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하며 오후 3시 현재 리더보드 최상단을 꿰차고 우승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0번(파4) 홀에서 시작한 그는 티샷이 벙커로 간데 이어 두 번째 샷이 러프로 향했지만, 세 번째 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뿌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후 10개 홀 파 행진을 벌이다 3번(파4)~4번(파5)~6번(파3) 홀 3개 홀 연속 버디에 이어 8번(파4) 홀에서 5번째 버디를 낚아 합계 9언더파를 완성했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3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개인 통산 5승을 수확한 박지영은 이후 2차례 준우승을 거뒀지만 우승 트로피는 추가하지 못했다. 투어 2년차였던 2016년 S-OIL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뒤 지난해 4월 메디힐·한국일보챔피언십까지 통산 4승을 거두고도 한 번도 시즌 다승을 기록한 적이 없어 아쉬움은 더 컸다. 특히 최근 5개 대회에서 컷 탈락(1회)을 포함해 한 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초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게 아니냐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평균타수 1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시즌 초반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던 박지영은 “바람도 불고 비도 와 ‘안정적으로 플레이하지’고 마음먹고 나왔는데 내 예상보다 샷도, 퍼터도 잘 돼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며 “공격적으로 플레이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4주 전쯤부터 개인적으로 거리가 늘었다고 느꼈다. 아이언은 5m 정도, 드라이버는 7¤9m 정도 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거리보다 크게 가서 2주 정도 고생했다”고 설명한 뒤 “10년간 같은 거리를 치다 갑자기 늘어 스스로 ‘이게 맞나’ 싶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아 좀 더 수월해졌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1타 차 준우승의 아쉬움을 맛봤던 박지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포토콜 때 (우승자가 쓰는) 왕관을 보며 ‘한 번쯤은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남은 이틀 잘해서 다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 대회는 우승자에게 트로피와 자켓 대신 크라운과 셉터를 제공한다.
제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